'펀드 명가' 한투운용, ETF로 삼성·미래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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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ETF 브랜드명 '에이스'(ACe) 발표
내달 13일부터 전 상품에 적용
"틈새시장 공략 않겠다…대형사와 정면승부"
내달 13일부터 전 상품에 적용
"틈새시장 공략 않겠다…대형사와 정면승부"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오면서 이곳을 국내 최고의 운용사로 만들라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임무 완수를 위해 가장 먼저 이뤄야 하는 게 ETF의 성공입니다. 투자자들께 어떤 기여를 해야할지 고심하는 차원에서 ETF 브랜드부터 바꿨습니다. 저희로선 정말 큰 변화를 시도한 겁니다."(배재규 한투운용 대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쏙 들어갔던 운용가 '펀드 간담회'가 올 들어 '상장지수펀드(ETF) 간담회'로 되살아났다. 회사들은 저마다 전례 없는 ETF 상품 출시를 발표하는 한편 향후 상장 계획을 공유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15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새로운 ETF 브랜드 이름을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ETF 시장이 운용사들에게 얼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성장했는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는 15일 서울 명동에서 개최된 'ETF 새 이름 발표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ETF 브랜드 이름인 'ACe'를 공식 발표했다. 배 대표는 "한투운용은 고객을 더 깊게 이해해 이들의 부를 증진시키는 것을 새로운 임무로 삼았다"며 "고객에게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투자수단을 제공하는 ACe ETF로 이 임무를 시작하고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ACe'를 낙점한 배경은 단어가 내포할 수 있는 여러 뜻 때문이다. 에이스는 보통 프로 스포츠에서 뛰어난 선수나 가장 믿을만 한 선수에게 붙이는 말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회사는 '고객 전문가'(A Client Expert)라는 의미도 부여했다. 'e'를 소문자로 표현한 것은 '낮은 보수'와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 등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머리글자가 'A'여서 투자자 등이 기본 정렬 기준인 알파벳 순으로 상품을 조회할 때 가장 먼저 노출된다는 점도 꼽을 만한 장점이다. 'A'로 시작하는 유일한 브랜드를 써서 이름 덕을 봐온 한화자산운용(ARIRANG)보다도 앞이다. 이 브랜드는 금융감독원의 신고를 거친 뒤 오는 10월 13일부터 한투운용의 상품에 정식으로 적용된다.
한투운용이 2008년부터 사용한 ETF 브랜드 'KINDEX'를 교체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ETF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찬영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현재 76조원 규모인 국내 ETF 시장은 5년 뒤 2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급속도로 커지는 연금시장과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운용사 간 경쟁이 시장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한투운용이 지난 6월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신설하고 리브랜딩을 단행하는 결정적 이유는 투자자의 필요를 파악하고 불편을 개선하면서 투자자에게 한 걸음 더 들어가야만 ETF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투운용은 점유율 확대 등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선 귀띔했다. 니치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아닌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들과 정면으로 승부를 겨루겠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틈새 시장을 공략하거나 실체 없는 블루오션을 찾아나서기보다는 상위 운용사들과의 경쟁을 피하지 않고 부딪쳐 겨루는 길을 택했다"며 "경쟁사들이 출시하는 유의 상품들을 같이 출시하되 그 경쟁을 다른 방향으로 하기 위해 판을 흔들 것"이라고 전했다. 전일 종가 기준 국내 ETF 시장에서 한투운용의 점유율은 4.13%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에 이어 4위다.
다만 회사는 ETF 파이 확대의 일환인 인력 충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배 대표는 "한때 삼성운용의 KODEX를 위해 혼신의 힘을 썼다. 삼성에서 나온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그곳에서 인력을 데려오는 것은 매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외부에서 훌륭한 사람을 데려오는 것만큼이나 기존의 인력들의 역량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투운용은 하반기 반도체 관련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반도체 시장 소속 종목들이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향후 2~3개월 내 반도체 관련 상품들을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그 밖에도 장기적으로 변동성이 적으면서 우상향할 수 있는 차별화된 지수형 상품들을 선뵐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쏙 들어갔던 운용가 '펀드 간담회'가 올 들어 '상장지수펀드(ETF) 간담회'로 되살아났다. 회사들은 저마다 전례 없는 ETF 상품 출시를 발표하는 한편 향후 상장 계획을 공유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15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새로운 ETF 브랜드 이름을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ETF 시장이 운용사들에게 얼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성장했는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는 15일 서울 명동에서 개최된 'ETF 새 이름 발표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ETF 브랜드 이름인 'ACe'를 공식 발표했다. 배 대표는 "한투운용은 고객을 더 깊게 이해해 이들의 부를 증진시키는 것을 새로운 임무로 삼았다"며 "고객에게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투자수단을 제공하는 ACe ETF로 이 임무를 시작하고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ACe'를 낙점한 배경은 단어가 내포할 수 있는 여러 뜻 때문이다. 에이스는 보통 프로 스포츠에서 뛰어난 선수나 가장 믿을만 한 선수에게 붙이는 말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회사는 '고객 전문가'(A Client Expert)라는 의미도 부여했다. 'e'를 소문자로 표현한 것은 '낮은 보수'와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 등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머리글자가 'A'여서 투자자 등이 기본 정렬 기준인 알파벳 순으로 상품을 조회할 때 가장 먼저 노출된다는 점도 꼽을 만한 장점이다. 'A'로 시작하는 유일한 브랜드를 써서 이름 덕을 봐온 한화자산운용(ARIRANG)보다도 앞이다. 이 브랜드는 금융감독원의 신고를 거친 뒤 오는 10월 13일부터 한투운용의 상품에 정식으로 적용된다.
한투운용이 2008년부터 사용한 ETF 브랜드 'KINDEX'를 교체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ETF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찬영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현재 76조원 규모인 국내 ETF 시장은 5년 뒤 2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급속도로 커지는 연금시장과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운용사 간 경쟁이 시장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한투운용이 지난 6월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신설하고 리브랜딩을 단행하는 결정적 이유는 투자자의 필요를 파악하고 불편을 개선하면서 투자자에게 한 걸음 더 들어가야만 ETF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투운용은 점유율 확대 등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선 귀띔했다. 니치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아닌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들과 정면으로 승부를 겨루겠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틈새 시장을 공략하거나 실체 없는 블루오션을 찾아나서기보다는 상위 운용사들과의 경쟁을 피하지 않고 부딪쳐 겨루는 길을 택했다"며 "경쟁사들이 출시하는 유의 상품들을 같이 출시하되 그 경쟁을 다른 방향으로 하기 위해 판을 흔들 것"이라고 전했다. 전일 종가 기준 국내 ETF 시장에서 한투운용의 점유율은 4.13%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에 이어 4위다.
다만 회사는 ETF 파이 확대의 일환인 인력 충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배 대표는 "한때 삼성운용의 KODEX를 위해 혼신의 힘을 썼다. 삼성에서 나온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그곳에서 인력을 데려오는 것은 매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외부에서 훌륭한 사람을 데려오는 것만큼이나 기존의 인력들의 역량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투운용은 하반기 반도체 관련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반도체 시장 소속 종목들이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향후 2~3개월 내 반도체 관련 상품들을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그 밖에도 장기적으로 변동성이 적으면서 우상향할 수 있는 차별화된 지수형 상품들을 선뵐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