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의 시간' 펼쳐지나…시스템 업그레이드 '머지' D-day [코인스캐너]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의 시스템 업그레이드 ‘머지’가 15일 이뤄진다. 이더리움 가격 상승세의 신호탄이 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0분 기준 이더리움은 개당 163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3.8% 오른 가격이다. 시총 상위 10개 코인 중 이더리움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에이다(+3.6%), 솔라나(+2.7%), 리플(+2.6%), 폴카닷(+1.8%) 등이 이더리움의 뒤를 이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4% 오른 개당 2만274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던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울트라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1%포인트 인상)’ 전망까지 고개를 들면서 코인 시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이런 미국 물가 충격에도 불구하고 머지에 대한 기대감에 이더리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머지는 이더리움의 작동방식을 기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채굴자들이 고성능 컴퓨터를 사용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 블록체인 거래 유효성을 검증하면 그 대가로 코인을 받았다. 전기 사용량이 막대할 수밖에 없었다.

머지 업그레이드가 성공하면 앞으론 코인을 많이 예치한 검증인이 블록체인상 거래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코인을 보상받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슈퍼 컴퓨터를 가동하기 위한 ‘채굴공장’이 없어도 된다.

즉 이더리움에 ‘친환경’ 타이틀이 달리는 셈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이더리움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대될 수 있다. 머지 이후 이더리움의 시간이 올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펼쳐지는 첫번째 이유다.

무엇보다 이더리움 업그레이드 이후 공급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희소성이 커지는 만큼 가격도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기대감에 이더리움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비트코인이 9% 떨어질 때, 이더리움은 30% 올랐다.

빗썸경제연구소는 “머지가 성공하면 이더리움 가격이 오버슈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이 일시에 폭등했다가 차츰 진정될 것이란 얘기다. 이더리움 인프라 구축업체인 론치노데스의 제이딥 코르데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으로 본다면 훨씬 더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