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 중 본인을 제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리위가) 어떻게든 빌미를 만들어서 '제명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갈 것 같다"며 "이번에도 참 대단한 무리수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제가 징계당했으니까 소를 제기할 당사자가 못 된다고 주장한다든지"라며 "윤리위라는 게 오늘 열겠다고 하면 오늘 저녁에 열 수도 있다. (윤리위가) '당원이 아닌데요, 이제' 이렇게 갈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 전 대표는 "역사적으로 몇 달간 살펴보면 대통령이 출국하거나 휴가 가면 꼭 그때 일을 벌인다"며 "(윤 대통령이) '체리 따봉' 하고 휴가 간 사이에 비대위 한다고 난리 났었고, 휴가 사이에 비대위 (구성을) 완료하라는 식의 지령이 있었단 얘기도 있었다"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셨을 때도 엄청나게 공격이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또 순방 가신다고 하는데, 그 사이에 아마 또 뭔가를 꾸미고 있지 않을까"라며 "이제 패턴이 노출됐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실제로 제명이 이뤄질 경우 '창당'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전혀 고민 안 하고 있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면 그 상황을 한번 판단해보겠다"며 "제명은 진짜 정치 파동을 넘어 제가 역사책에 이름 나올 일"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욕설을 들은 게 사실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것보다 한 단계 높은 것도 많이 들었다"고 여론전을 이어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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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윤리위에 이 전 대표 추가 징계안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 당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행에 대해 강력히 규탄 경고하며 추가 징계에 대한 당 윤리위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자 윤리위는 이달 1일 입장문을 내고 의원들이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요구한 데 대해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윤리위가 사실상 추가 징계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리위는 "최근 당내 갈등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 윤리위가 지난 8월 19일 입장문 및 8월 22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서 밝힌 바와 같이, 윤리위는 당의 윤리의식 강화와 기강 유지 및 기풍 진작을 위해 구성됐다"며 "당헌·당규 및 윤리 규칙을 위반하거나 기타 비위가 있는 당원에 대한 징계처분 및 심의 의결을 주요 기능 중 하나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와 같이 당헌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윤리위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 당헌·당규 및 윤리 규칙 위반으로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하는 행위 등에 징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리위 다음 전체회의는 오는 28일 열린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