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 압박 가해
위기에 빠진 유럽…주식 비중 줄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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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8월 물가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자 경기 경착륙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달 미국 중앙은행(Fed)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에 압력을 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JP모건은 최근 '가격에 무엇이 반영되어 있는가'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JP모건은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시장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전 세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고 판단했다.

미국 8월 연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해 미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에 미 중앙은행(Fed)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1%포인트 인상인 울트라스텝마저 거론된다.

이에 JP모건은 모처럼 반등한 미국 증시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Fed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단기 금리 인상에 기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아직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고점 통과)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리처드 매디건 JP모건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내년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사실상 반반으로 본다"면서 "최근 시장이 기대했던 Fed의 기준금리 인상 완화 이야기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JP모건은 향후에도 미 Fed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리처드 매디건은 "초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대처가 너무 늦었다"면서 "Fed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경착륙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JP모건은 아직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미국 증시는 6월 저점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점차 위험자산에 하락 압박을 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리처드 매디건은 "(경기 경착륙을 막기 위해선)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억제되고, 기업 실적 하락으로 인한 침체가 없어야 한다"면서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선 노동시장이 강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커지면서 유럽 증시에 대한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라인을 무기한 폐쇄한다고 발표하면서 올겨울 에너지 수급을 놓고 유럽이 벼랑 끝에 몰렸다.

리처드 매디건은 "지난 6월 이후 증시가 회복세를 보였을 때 유럽 주식 비중을 줄였다"면서 "유럽 증시가 미국보다 더 많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위험 포지션을 적절하게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경제적 압력을 가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유럽 증시에 대부분의 악재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올해 힘든 겨울을 보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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