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유회사를 이끌던 벤 반 뷰어든 셸(로열 더치 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할 거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뷰어든 CEO는 내년 1월까지 CEO직을 유지한다. 내년 6월 30일까지 회사 고문을 맡은 뒤 퇴사할 예정이다. 가스 및 에너지 부문 이사인 웰 사완이 차기 CEO로 선임됐다. 뷰어든 CEO는 이날 “40년간 셸에서 일하고 CEO를 9년간 맡은 건 특권이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셸의 이사회가 꾸린 CEO 승계 위원회는 최근 수개월 동안 뷰어든 CEO의 사임 계획을 짜고 차기 CEO 후보들의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사완 차기 CEO는 1997년 셸에 합류한 뒤 천연가스 부문을 확장하며 이익 증대에 일조했다. 올해 2분기 셸의 순이익은 16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억달러에 비해 대폭 증대됐다.

뷰어든 CEO는 1983년 셸에 입사한 뒤 2014년 CEO 자리에 오른 뒤 9년 동안 셸을 이끌었다. 2016년 경쟁사인 BG 그룹을 530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락과 코로나19로 인해 실적이 악화했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셸의 배당 규모를 축소한 인물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의 불만이 들끓은 계기다. 실적에 대한 책임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라는 압박이 더해져 사임한 거라는 분석이다. 뷰어든 CEO는 2050년까지 넷 제로를 이행하려 재생에너지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