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주들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의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은행보다는 중소은행주에 투자하라는 조언이다.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면 대출 사업이 주 수입원인 중소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중소형 은행 수익성 개선될 것”

"대출사업 집중하는 美 중소 은행株 유망"
14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대형은행 대신 대출 사업을 주 수익원으로 하는 중소은행에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면 대출 사업이 주 수입원인 중소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는 순이자마진(NIM)이다. NIM은 대출 금액에서 자금조달 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 간 격차가 커질수록 은행 수익이 증가하고 NIM이 높아진다.

마켓워치는 팩트셋이 시행한 애널리스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올 3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1년간 NIM이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은행 20곳을 선정했다. 1위 은행으로는 텍사스에 본사를 둔 코메리카가 꼽혔다. 코메리카는 NIM이 지난 2분기 2.74%에서 내년 2분기 3.74%로 1.0%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엠앤티뱅크(0.96%포인트 상승), 뱅크퍼스트(0.75%포인트), 뱅코프(0.70%포인트)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은행 20곳의 NIM 예상 상승폭은 모두 0.47%포인트를 웃돌았다.

금리 인상은 통상 은행주에 호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올해 Fed가 금리를 세 차례 올렸음에도 미국 은행들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미국 주요 은행 종목의 주가를 반영한 S&P 은행 셀렉트 산업 지수는 이날 기준으로 연초 대비 14% 떨어졌다. 경기 침체 우려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쪼그라드는 등 투자은행 사업이 직격탄을 맞아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대형은행들의 실적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대형은행과 달리 중소형은행의 수익은 개선될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KBW의 크리스토퍼 맥그래티 미국 은행 연구 책임자는 “미국 대형은행들의 자본시장 수익은 감소하고 있지만 중소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상업대출을 더 높은 이자율로 갱신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간 “코인베이스 이자 수익 급증”

암호화폐 중개업체인 코인베이스도 금리 인상 수혜주란 분석이다. JP모간은 이날 코인베이스의 목표주가를 64달러에서 7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코인베이스는 올해 초 테라·루나 사태로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 문제가 제기되자 자산에서 스테이블코인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부채 한도를 늘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JP모간은 코인베이스의 내년 매출 전망치를 50억3000만달러에서 55억3000만달러로 대폭 상향했다. 케네스 워싱턴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코인베이스가 내년에 법정화폐와 자체 보유 중인 현금에서 최대 5억달러의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자 수익을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은행들과 달리 코인베이스는 온전한 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인한 충격을 이자 수익으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