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추대론이 尹心?…與 후보 '출마 눈치작전'
오는 19일 치러질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물밑에서 뛰고 있는 의원들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느라 섣불리 출마 선언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출마를 공식화한 의원은 한 명뿐이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거쳐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 의원은 당의 유일한 호남 지역구(전북 남원·임실·순창) 재선 의원이다.이 의원은 “당이 큰 위기를 맞이한 현 상황에서도 원내대표 돌려막기, 추대론 등 과거 회귀적 발언들만 나오고 있다”며 “위기일수록 치열한 토론과 경쟁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게 살아 있는 정당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첫 주자가 나오면서 ‘눈치’를 살피던 의원들도 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학용(4선) 박대출 윤재옥 조해진(3선) 의원 등이 그간 비공식적으로는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도 출마 선언에 신중했다. 박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저도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당과 대통령에게 제가 어떻게 처신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냐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는 친윤계 의원들이 “‘주호영 추대론’이 윤심(尹心)”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한 탓이다. 한 초선 의원은 “확인할 길이 없으니 의원들끼리도 진짜 윤심인지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엄중한 상황인 만큼 모양새가 좋게 끝나면 좋다. 당의 단합된 모습도 보이고”라며 여전히 추대론에 힘을 실었다.

이 의원의 출마로 ‘합의추대론’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다만 ‘주호영 등판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주 의원은 이 의원의 기자회견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을 해도 원내대표에 출마하겠느냐’는 질문에 “전체 상황을 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당내에선 원내대표 선거를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상현 의원은 “만약 가처분신청이 또다시 인용된다면 새 원내대표는 전당대회까지 당 대표 직무대행을 해야 한다”며 “새 원내대표 선출을 법원의 판단 이후로 연기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극히 일부의 주장에 대해 언급할 필요성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