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근 정진상 자택도 포함…경찰 보완수사 송치 사흘 만에 강제수사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압수 수색에 나서면서 직접 수사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檢, '성남FC 의혹' 직접수사 개시…두산건설 등 20여곳 압수수색(종합)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16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소재 두산건설과 성남FC, 성남시청 사무실 등 20여곳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 수색을 벌이고 있다.

성남FC 후원 의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로부터 55억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천여평을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해줬다는 것이다.

당시 성남시는 용적률과 건축 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높여주고, 전체 부지 면적의 10% 만을 기부채납 받았는데, 이로써 두산 측이 막대한 이익을 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 중 기업은 두산건설 한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청의 경우 성남FC 후원금 업무와 관련한 체육진흥과, 정책기획과, 행정지원과, 도시계획과 등에서 수사관 10여명이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또 전 성남시 정책실장인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포함한 의혹 관련자들의 자택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당시 성남FC 돈으로 해외에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은 지난 13일 이 대표와 성남시 공무원 1명에 대해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는 의견의 보완 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다.

檢, '성남FC 의혹' 직접수사 개시…두산건설 등 20여곳 압수수색(종합)
경찰은 두산건설이 성남FC에 광고 후원금을 집행하지 않을 경우 용도 변경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성남시의 구체적인 요구 사항에 대해 논의했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경찰은 고발이 접수된 지 3년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이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로 2차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사건 관계인의 새로운 진술을 받고, 압수수색을 통해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해 수사 결과를 뒤집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성남시와 두산건설 측은 수사 단계에서 "성남FC 광고 후원금과 용도 변경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대표는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SNS에 "성남시 소유인 성남FC가 용도변경 조건으로 광고비를 받았다고 가정해도 시민의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의 압수 수색은 경찰이 사건을 넘긴 지 사흘 만이며, 박은정 전 지청장의 성남FC 수사 무마 의혹으로 수원지검이 부장검사 회의를 소집해 성남지청에 이 의혹 보완 수사를 지휘한 지 7개월 만이다.

성남FC 수사 무마 의혹은 박 전 지청장이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는 검찰 수사팀 요청을 여러 차례 반려하는 등 갈등이 빚어졌다는 것으로, 이 때문에 수사를 맡았던 당시 박하영 차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박 전 지청장은 이와 관련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檢, '성남FC 의혹' 직접수사 개시…두산건설 등 20여곳 압수수색(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