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22 고려대 대동제에서 학생들이 래퍼 비와이의 공연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22 고려대 대동제에서 학생들이 래퍼 비와이의 공연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요계가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로,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일컫는 말) 취향 저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SNS 소통에 강점을 지닌 이들의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을 현실로 옮겨와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공략하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현시점에서 가장 핫한 교류의 장으로 떠오른 건 대학 축제다. 수도권을 비롯해 여러 대학교에서는 현재 가을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약 3년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캠퍼스 라이프'에 대한 열망은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미 올봄부터 일부 대학 축제가 재개하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다수의 아티스트가 참석해 무대를 빛냈는데, 이후 온라인에서 공유된 각종 현장 직캠 영상이 주목받았다. 그룹 레드벨벳 조이가 고려대학교 축제에서 완벽한 스타일링으로 무대에 올라 이 모습을 담은 직캠이 화제가 됐고, 싸이의 '댓 댓'을 비롯해 봄 축제에서 공개된 여러 무대 영상 직캠들이 수백만뷰 이상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MZ세대의 '자발적 재생산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직캠 영상처럼 관객이 직접 촬영해 올리는 콘텐츠 등으로 얻는 마케팅 효과가 크다는 것.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단독 콘서트가 팬덤형 공연이라면, 대학 축제는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쌓고 폭넓은 호응을 끌어내기 좋다. 여기서 생성된 콘텐츠도 마찬가지로 팬덤에 국한되지 않고 더 광범위한 대상에 도달되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상당한 편"이라고 전했다.

현재 가장 많은 대학교 축제를 진행 중인 메르센에 따르면 올가을에는 봄 대비 2~3배 이상으로 대학교마다 축제가 늘어났다. 인기 팀 섭외 경쟁도 치열했다. 오프라인에서의 열성적인 반응이 온라인으로도 이어져 새로운 마케팅의 장으로 급부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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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팝업 스토어도 각광받는 K팝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팀이나 새 앨범에 대한 콘셉트를 기반으로 체험형 공간을 마련해 팬 경험을 확대하는 것이다. 새로 생겨난 문화는 아니지만, 최근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프로모션이다. 신인 뉴진스가 데뷔를 기념해 마련한 팝업 스토어에는 20일 동안 무려 1만7000명이 넘는 팬들이 방문했다. 블랙핑크도 신곡 '핑크 베놈(Pink Venom)'을 선보이며 팝업 스토어를 통해 뮤직비디오 콘셉트를 현실에 재현했다. 이 밖에도 스테이씨, CIX, 아이브와 협업한 카카오 캐릭터 라이언&춘식 등이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세계관 및 콘셉트 비주얼을 중시하는 K팝의 특성을 담아 홍보하기에도 효과적이고, 동시에 해당 공간에서 끊임없이 사진, 영상 등의 콘텐츠를 재생산해내고 공유하는 MZ세대의 '덕'을 보기도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SNS를 통한 공유가 더 활발해졌다. 팬 한명 한명이 전부 1인 미디어나 다름없다. 이제는 오프라인 프로모션이 단순히 오프라인에만 그치지 않는다"면서 "아티스트 자체를 지지하는 열성 팬덤은 물론, 현장형 경험에 반응하는 MZ세대의 특성까지 두려 고려해 대중적으로 접점을 늘리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