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사진=한경DB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사진=한경DB
16일 에스엠 주가가 날았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의 프로듀싱 계약 종료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직접 프로듀싱에 나서며 회사를 이끌어 온 이 총괄 프로듀서로선 민망한 상황이다. 사업에서 손을 떼자 주가가 뛴 모양새여서다.

이날 에스엠은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만2000원(18.6%) 오른 7만6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전일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한다고 밝힌 것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앞서 에스엠은 보도자료와 공시를 통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의 프로듀싱 계약에 관해 다각도의 검토와 논의를 진행해 왔고 총괄 프로듀서가 프로듀싱 계약을 올해 말에 조기 종료하고 싶다는 의사를 당사에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에스엠 지분 약 1.1%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지난달 에스엠 이사회에 주주서한을 보내 이달 15일까지 라이크기획 문제의 개선 계획과 진행 상황을 발표해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에스엠은 그간 라이크기획과 음반의 음악 자문과 프로듀싱과 관련한 계약을 맺고 매출액의 최대 6%를 인세로 지급해 왔다.

증권가도 잇따라 호평을 내놨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약이 종료될 경우 라이크기획에 대한 프로듀싱 인세 가운데 30% 이상인 80억원가량이 절감될 것"이라며 "이는 에스엠 연간 영업이익의 10% 규모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라이크기획 로열티 구조가 없어질 경우 에스엠의 내년 영업이익이 3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올렸다.

한편 에스엠 관계자는 "이번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의 프로듀싱 계약 종료 검토는 회사와 이 프로듀서 간 합의가 아니라 이 프로듀서가 먼저 회사 측에 계약 조기 종료를 통보했다는 점"이라며 "지난 3월 주총 때부터 이어져 온 주주들의 요구에 대한 이 프로듀서의 결단으로 해석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스엠의 사업 핵심이 프로듀싱인데 이에 대해 이 프로듀서의 부재를 딛고 향후에도 현재와 같은 수익성을 유지하며 새로운 스타들을 배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며 "사업의 장기적 전망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주가 또한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증권가는 수장의 능력을 떠나 행동주의 펀드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기업들의 수용 움직임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 대표의 능력이나 역량과 관계됐다기보다는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시장의 문제의식이 그만큼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주식은 시장 참여자들의 공통된 우려가 해결되면 곧바로 주가에 반영되지 않느냐"며 "애초에 경쟁사 대비 멀티플이 낮았던 만큼 관련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판단에서 주가가 뛴 것 같다"고 짚었다.

한편 각종 포털의 에스엠 종목토론방에서 투자자들은 '라이크기획 문제가 해결된 것은 잘됐지만 이수만 프로듀서의 프로듀싱은 계속되면 좋겠다' '덕분에 익절하고 소고기 사먹는다' '힘차게 올라가는 것보니 8만원도 금방 가겠다' '며칠 안으로 되돌아올지, 혹은 더 갈지는 지켜봐야 할 듯' 'YG 주주인데 에스엠으로 갈아타고 싶어졌다' '엔시티 컴백에 라이크기획 결별 검토까지 호재 만발이다' 등 의견을 보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