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선물받은 '동해안 산불' 이재민들…반년만에 되찾은 미소
"새집을 지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
지난 3월 경북 울진 일대를 덮친 '동해안 산불'로 집을 잃은 노호웅(80)·남춘자(77)씨 부부 얼굴에 오랜만에 미소가 번졌다.

벌건 화염에 휩싸인 집을 바라보며 가슴이 새카맣게 타들어 갔던 부부는 16일 새집을 선물로 받으며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노씨 부부는 울진군 북면 덕구리 저수지 인근 산자락에 살았다.

뒤편으로는 울창한 산이, 아래로는 저수지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명당'이었으나 마을 전체를 삼킬듯한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부부의 새집은 불에 탄 옛집을 거둬낸 자리에 지어졌다.

비록 39.6㎡의 크기의 작은 주택이지만, 노부부는 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따뜻한 방에서 다시 함께하게 됐다.

겨울을 앞두고 임시 거처에서 걱정이 앞섰던 부부가 웃음을 되찾은 이유다.

이날 부부에게 새집을 선사한 곳은 개신교계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을 중심으로 전국 교회가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모금을 벌였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 아래 모인 성금은 부부의 새집 건축 비용으로 사용됐다.

노씨 부부는 입주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비극적인 상황에 있었는데 종교인들의 후원 덕분에 이 자리로 오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반겼다.

이어 "아직 물이 나오지 않으나, 이번 주말 새집으로 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노씨 부부 등 이재민 4가구는 이날 입주식에서 새집 열쇠를 건네받았다.

이들은 새로운 터전을 선물한 개신교계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울진에서 노씨 부부처럼 개신교계의 도움을 받아 무상주택 혜택을 보는 이재민 가구는 총 54가구다.

이날 노씨 부부 등 4가구가 1차로 입주했다.

나머지 50가구는 연내 공사를 완료하고 새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