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주들은 ‘눈물의 물타기’로 매입 단가를 낮추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 순매수한 규모가 각각 3450억원, 3223억원에 달합니다.

16일 카카오는 0.74% 내린 6만6900원에 마감했습니다. 작년 6월 고점(17만3000원) 대비 61% 급락했습니다. 네이버도 2.44% 내린 22만원에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두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경기 침체가 광고 시장까지 번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올해 영업이익이 1조3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8%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영업이익이 7448억원으로 25% 늘어나지만 작년에 비해 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동학개미 카카오 매매일지. 사진=박의명 기자
동학개미 카카오 매매일지. 사진=박의명 기자
자회사 중복 상장 문제까지 겹친 카카오는 투자심리가 더욱 부정적입니다. 카카오를 지주사로 보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후려쳐야 한다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핵심 자회사를 모두 상장시켰지만 시가총액이 아직도 29조7913억원에 달합니다.

개미들은 두 종목으로 평균 30%의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 고객들의 카카오 평균 매수가는 10만3258원입니다. 16일 종가 대비 35% 낮은 수준입니다. 네이버 평균 매수가는 32만5620원입니다. 손실이 31%에 달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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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날개 없이 추락하면서 개미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한 카카오 주주는 “16층에 처음 진입했는데 물을 타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 주주는 “22만원 저점까지 깬 것을 보고 증권사 어플을 지웠다”고 말했습니다.
개미들은 희망을 놓고 있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그리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두 회사 모두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두 회사를 대체할 만한 기업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상황에 보유 비중을 조절한 적은 있지만 한 번도 네이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매니저는 “네이버는 사용자 대부분이 무료로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수익화 여지가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는 매니저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립니다. 다만 일부 매니저는 올인에 가까운 충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운용사 매니저는 “카카오는 엔터, 모빌리티, 메신저 등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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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