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통장 가입자가 두 달 연속 줄어들었다. 주택경기 하강으로 아파트 청약 인기가 떨어진 데다 이자율이 연 1%대에 머물고 있어 통장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700만3542명으로 전달(2701만9253명) 대비 1만5711명 줄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4대 청약통장 유형(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저축 청약부금 청약예금) 가운데 현재 유일하게 신규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009년 통장 출시 이후 13년여 만인 지난 7월 처음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달 통장 가입자 감소폭(1만5711명)도 전달(1만2658명) 대비 확대됐다.

서울지역 가입자는 5월 625만5424명에서 6월 625만1306명, 7월 624만4035명, 8월 623만8313명으로 3개월 연속 줄었다. 5대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의 가입자 역시 석 달째, 인천·경기는 두 달 연속 가입자가 감소했다.

집값 급등기에 ‘로또’로 통하던 아파트 청약은 주택 경기 하강, 대출금리 급등과 맞물리며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작년 말부터 집값은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어서다.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재 가격이 올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분양가 산정에 활용되는 기본형 건축비는 7월과 이달에 각각 1.53%, 2.53% 인상됐다.

1순위 청약 접수일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8월 17.3 대 1에서 지난달 2.8 대 1로 급락했다. 서울에서도 이달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동일센타시아와 오류동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 청약에서 1순위 모집이 미달되기도 했다.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달 대비 12.1% 늘어 3만1284가구에 달했다.

시중 금리가 오르는데도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는 최고 연 1.8%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신규 가입자가 줄어든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는 2016년 8월부터 6년째 동결되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2.5%)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