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으로 유명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클라우드 기반의 디자인 소프트웨어 회사 피그마를 인수한다. 경쟁사를 인수해 시장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인수가가 높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어도비는 15일(현지시간) 피그마를 200억달러(약 28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대금은 절반은 현금, 절반은 주식으로 이뤄진다. 어도비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2012년 설립된 피그마는 디자인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어도비의 경쟁 업체로 꼽혀왔다. 디자인을 위한 어도비의 협업 플랫폼 XD 프로그램과 경쟁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디자이너, 개발자 등이 애용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100억달러로 평가됐다.

어도비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사진, 비디오 기술 등 자사 제품의 일부 기능을 피그마의 플랫폼에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어도비의 강점은 인수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사업 부문을 만들고 최첨단 기술을 제공하는 능력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은 어도비가 피그마 인수에 너무 높은 금액을 지불한다고 봤다. CNBC방송에 따르면 피그마의 연간반복매출(ARR)은 올해 4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CNBC방송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어도비가 피그마 연간 수익의 50배를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수 사실이 발표된 뒤 이날 뉴욕증시에서 어도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6.79% 폭락한 309.1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