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가늠자’로 통하는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의 실적이 ‘어닝쇼크’에 해당하는 성적을 냈다. 페덱스는 대대적인 비용 절감을 선언했다.

페덱스는 15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023회계연도 1분기(6~8월) 실적을 발표했다. 이 기간 페덱스의 주당순이익(EPS)은 3.44달러로 시장 추정치인 5.14달러를 대폭 밑돌았다. 매출도 시장 추정치(235억9000만달러)를 하회하는 232억달러(약 32조원)에 그쳤다.

페덱스가 부진한 실적을 낸 원인은 늘어난 영업비용과 아시아에서의 물동량 감소 등이다. 페덱스는 또 지난 6월 제시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하는 한편 대규모 비용 절감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세계 90여 개 사무소를 폐쇄 방안 등이 포함됐다.

라지 수브라마니암 페덱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이 현실”이라며 “세계 거시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하면서 글로벌 물동량이 감소하며 페덱스가 실망스러운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페덱스의 실적은 경기 가늠자로 인식돼 왔다. 페덱스가 산업 자재에서부터 의약품, 금융 관련 서류 등 거의 모든 업종의 물류배송을 맡기 때문이다. 페덱스 매출이 늘면 세계 경기 활황으로 글로벌 물동량이 많다는 뜻으로 통하고, 반대로 매출이 줄어들면 세계 경기가 위축기에 들어갔다고 해석된다. 페덱스 주가는 이날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6.58% 폭락, 17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