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중국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이 2년여 만에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다.

16일 상하이 외환시장(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0.3%가량 오른 달러당 7.0186위안을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것은 2020년 7월 후 26개월 만이다. 전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포치(破七: 7위안이 깨짐)’가 나타난 데 이어 역내시장에서도 위안화 약세(환율 상승)가 이어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외환시장 개장 전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3% 오른 달러당 6.9305위안으로 고시했다. 기준환율은 최근 외환시장 흐름과 24개 통화로 구성된 바스켓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역내시장 환율은 기준환율의 상하 2% 내에서 움직일 수 있다. 역외시장은 이런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크다. 8월 15일 이후 위안화 역내 환율은 4.1%, 역외는 4.4% 뛰었다. 기준환율 상승 폭은 2.8%로 시장 환율에 비해 작았다. 중국이 기준환율을 결정할 때 정성적 요인인 ‘경기 대응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는 추정도 제기한다.

인민은행은 이달 15일부터 시중은행의 외화 지급준비율을 8%에서 6%로 2%포인트 낮추는 등 환율 방어 조치를 내놓고 있다. 중국 주요 경제지표 악화와 당국의 환율 관리가 교차하면서 위안화 환율은 당분간 달러당 7위안대 안팎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편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5.4% 증가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3.5%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 5월 -6.7%에서 6월 3.1%로 반등했다가 7월 2.7%로 다시 악화했다. 월간 국내총생산(GDP) 격인 8월 산업생산은 4.2% 늘어났다. 이 역시 전월(3.8%)보다 상승했다.

1~8월 인프라 투자와 민간 설비 투자 등이 반영되는 고정자산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 1~7월 증가율(5.7%)을 웃돈다. 8월 도시실업률도 5.3%로 7월(5.4%)보다 떨어졌다. 중국 정부의 올해 실업률 목표인 5.5%를 밑돌았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