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더 올린다는데…대규모 자본 유출 나타나나
미국 중앙은행(Fed)가 내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할 전망이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을 웃도는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다시 빚어질 전망이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국내 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더 높은 쪽으로 옮겨가서다. 이미 외환시장은 비상이다.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는 이미 기정사실화됐고 15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Fed가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럴 경우 미국 기준금리를 현재 2.25~2.5%에서 3~3.25%로 상승한다. 국내 기준금리 2.50%를 웃돌면서 금리 역전 현상이 재연되는 것이다.

통상 한국 기준금리는 미국보다 높다. 하지만 Fed가 올해 금리를 4차례에 걸쳐 2.25%포인트 인상하면서 양국 기준금리가 지난 7월부터 한 달가량 역전되기도 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더 커지면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더 높은 시장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될 수 있단 얘기다. 이미 국내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3원 오른 1399원에 장을 시작했다. 장 중 1400원 턱밑까지 치솟았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반락, 1380원대 후반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 상단을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얘기도 있다. 1400원 돌파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분위기고, 일부 환율 전문가는 가능성은 작지만 150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1980년 이후 달러 강세 구간은 이번을 포함해 역대 5차례 있었다. 1981~1985년, 1996~2001년, 2008~2009년, 2014~2015년, 2022년 4월 ~현재까지다. 이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섰던 시기는 1990년 환율 변동제 도입 이후 외환위기 당시인 1997~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2009년 두 차례가 유일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