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인터뷰서 "한일관계, 그랜드바겐 해결 희망…사드, 어떤 타협도 불가"
전임 정부 비판…"미중간 경쟁 틈바구니서 명확한 입장 갖고 자유·평화·번영 추가"
"北 비핵화 진전하면 완료 전이라도 경제적 지원"
尹 "文정부, 北이라는 특정교우에만 집착…북핵 억제엔 모든 수단"(종합2보)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을 향해 "북한에 집착해왔다"고 비판했다.

북한 위협 대응 차원에서는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금주 미국 뉴욕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선 '그랜드바겐'(grand bargain·일괄 타결) 식의 방안으로 과거사 갈등 등 한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중관계 핵심 현안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놓고는 "어떤 타협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통령실이 18일 발췌·배포한 윤 대통령의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튼튼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확장억제를 더 내실화하고 강화하는 데서 해답을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확장억제는 미 영토 내 핵무기를 유사시 사용한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북한이 핵을 도발하는 것을 억지할 수 있는 모든 패키지를 총체적으로 망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미는 미국 핵우산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인터뷰는 윤 대통령의 이번주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앞두고 지난 14일 서울에서 진행됐다.

인터뷰 이후인 지난 16일(현지시간) 한미는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4년 8개월 만에 개최, 미국의 최신 비핵전력을 포함해 핵과 재래식, 미사일 방어 체계 등 모든 군사적 자산을 총동원한 확장억제 강화에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해서도 "북핵 위협에 대응해 동북아 평화를 지키기 위한 방어체계"라며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해 동북아 안보와 평화를 지키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협력을) 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이 "교실에서 한 친구(북한)에게만 사로잡힌 학생 같아 보였다"고 언급했다고 NYT는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이 "지난 정부는 북한이라고 하는 한 특정한 교우에 대해서만 좀 집착해왔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NYT는 윤 대통령이 그동안 문재인 정부 시절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정치적인 쇼'라고 평가해 왔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날 인터뷰에서 '정치적인 쇼'라는 표현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이 주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면 핵을 감축시켜 나가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어느 정도 문을 열고 또 경제적 지원을 받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윤 대통령이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북한을 향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았으며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전진한다면 그것이 완료되기 전에라도 한국은 경제적 지원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이어온 한일관계와 관련, "한일 관계를 회복하는 데 있어서 '그랜드바겐' 방식으로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6월 대선 출마 당시에도 "한일 안보협력과 경제 문제를 전부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그랜드바겐을 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번 인터뷰에서 "소위 미중간 이런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며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국제사회에서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너무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NYT는 윤 대통령이 이전에 취소 내지 축소됐던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하고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가입하는가 하면,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미국명 Fab 4) 예비 회의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윤 대통령은 "모두에게 필요하고 합당한 일"이라고 답했다.

4개국(한국·일본·대만·미국)의 더 긴밀한 협의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는 게 NYT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한중관계의 뇌관으로 작용한 사드 배치와 관련,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주권 사항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드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한 대선 공약에 대해선 추가 조치를 하기 전 효용성 등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고 NYT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이 주장한 '3불(사드 추가하지 않고, 미국 MD·한미일 군사동맹 불참)' 정책에 대해서도 이는 전 정권에서 이뤄진 것인 만큼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었다고 NYT는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위원장을 만나지 않은 것을 두고 중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선 "절대 아니다.

휴가가 예정돼 있고 휴가 때문에 만남이 어렵다고 하는 것이 양국간에 이미 양해된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