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의원
주호영 의원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경선이 5선 주호영 의원과 재선 이용호 의원 간 양자 대결로 19일 치러진다. ‘주호영 추대론’을 주장하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교통정리’를 시도하면서 후보로 거론되던 다른 중진의원들이 출마 의사를 접은 데 따른 결과다. 주 의원에게 무게추가 크게 기울면서 경선 형식을 빌린 사실상 추대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7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주 의원과 이 의원이 경선 후보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기호 추첨 결과 이 의원이 1번, 주 의원이 2번으로 결정됐다. 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우리 당 상황에서 저의 역할이 꼭 필요하니 이 역할을 피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위기 수습을 위해 나온 만큼 맡게 된다면 권성동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임기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용호 의원
이용호 의원
다른 유력 후보들은 주호영 추대론에 따라 출마를 접었다. 출마선언문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박대출 의원이 대표적인 예다. 박 의원은 “이번엔 접는다. 변화라는 역동성을 불어넣어 달라는 줄기찬 주문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출마선언문을 서랍에 가둔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 등 유력 친윤계 의원들은 주 의원 추대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다른 후보군 인사들의 출마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이 주 의원 추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경선에서 주 의원이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는 당내 최다선으로 경험이 풍부한 데다 대통령실과의 소통도 원활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맞는 첫 정기국회를 이끌 적임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또다시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을 인용해 비대위 체제가 무너지면, 당 대표 권한대행까지 겸하는 ‘원톱’으로 활동할 수 있는 중량감도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 여전히 주 의원을 추대하는 듯한 모양새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있다는 점은 변수다. 15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한 이 의원은 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추대는 21세기에 맞는 선출 방법이 아니다”며 “윤심이라는 건 있지도 않은 허구”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적으로 호남이고 이념적으로는 중도보수면서 실용적인 제가 당선되는 것만 해도 국민의힘에는 엄청난 변화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