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학자 10명 중 6명 이상이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연 4~5% 수준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를 다시 낮추는 시기는 일러도 2024년일 것으로 예측했다. Fed의 통화긴축 기조가 더 강하게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과 지난 13~15일 경제학자 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응답자의 66%가 Fed의 이번 긴축정책의 최종 기준금리가 연 4~5%일 것으로 예측했다. 전체 응답자 중 18%는 연 5~6%로, 2%는 연 6~7%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 기준금리가 연 3~4%일 것으로 본 응답자는 14%였다.

응답자 중 3분의 1은 Fed가 연말까지 금리를 연 4% 이상으로 올리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에너지 가격 하락에도 8.3% 올라 물가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2.25~2.5%다. Fed는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연 3.0~3.25%로 오른다.

상당수 경제학자는 Fed가 내년까지 통화긴축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68%는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시기가 빨라도 2024년일 것으로 전망했다. 25%는 Fed가 2024년 하반기나 그 이후에 기준금리를 다시 낮추기 시작할 것으로 봤다.

경기침체 우려는 커졌다.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5%는 내년 상반기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6월 조사 당시 응답률(38%)보다 높아졌다. 올해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4%로 6월(2%)보다 대폭 늘었다. 응답자의 반 이상(57%)이 경기침체와 함께 실업률이 5~6%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줄리 스미스 라파예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실업률이 높아지면 고통받는 건 가계”라고 지적했다.

앞서 16일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1.5%에서 1.1%로 낮췄다.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골드만삭스는 Fed가 9월 자이언트스텝에 이어 11월과 12월 각각 빅스텝을 단행해 연말 기준금리가 연 4.0~4.2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