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에 제동걸린 도시바…日기업이 힘모아 인수하나

비상장화 등 재편안 공모에 미국·캐나다·유럽 기업도 입찰

일본 기업들이 경영 재편을 모색 중인 도시바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부전력, 오릭스 등 복수의 일본 기업이 도시바에 출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8일 보도했다.

행동주의 펀드와의 갈등으로 혼란을 겪은 도시바는 주식 비공개화를 포함한 경영 재편을 모색하고 있는데 일본 기업들이 힘을 모아 매수에 나설지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투자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즈(JIP)가 일본 기업이 주축이 된 틀을 만들기 위해 10개가 넘는 기업에 도시바 출자 참여를 권했다.

교도통신도 JIP가 일본 기업에 출자를 타진했고, 주부전력, 오릭스 등이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JIP는 주부전력과 오릭스 외에 JR도카이 등에도 출자를 타진한 것으로 보이며 개별 기업의 출자액은 수십억∼1천억엔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출자를 검토 중인 기업들이 도시바와 사업상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도시바는 원자력이나 화력발전 기기 제조나 전력의 안정적 공급에 필요한 보수 부문에 관여해 일본 전력회사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전동차 구동·전원 시스템, 배터리, 운행관리 시스템에 관련된 제품도 다양하게 공급하는 등 도시바는 철도산업과도 관계가 있다.

경제 안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본 기업이 도시바 주식 매수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시바는 일본의 외국환 및 국제무역법(외환법)에 따라 일본 정부가 코어(핵심) 산업으로 규정한 원자력 사업을 하고 있으므로 매수를 위해서는 당국의 '중점 심사'를 받아야 한다.

도시바의 시가 총액은 2조엔(약 19조4천억원)을 넘는다.

주식 매수를 통해 상장폐지하려면 자금력과 정부 심사가 관건이 된다.

자금력은 외국계 기업이 풍부하지만, 외환법에 따른 심사를 고려하면 비상장화는 일본 기업이 나서는 편이 실현 가능성이 크며 일본 기업들이 자금을 모을 수 있다면 유력한 후보가 된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도시바는 2015년 회계 부정 발각, 2016년 미국 원자력 사업 거액 손실 등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었다.

2년 연속 '채무초과'(채무 총액이 자산을 웃도는 것) 상태를 회피하기 위해 2017년 약 6천억엔(약 5조8천억원)의 증자를 했다.

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해 기업의 경영에 관여하는 이른바 '행동주의 투자자'가 도시바의 주주가 되면서 이들의 관여로 경영이 대혼란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비상장화가 추진됐다.

작년 4월 CVC가 비상장화를 제안했으나 교섭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았고, 도시바는 비상장화를 포함한 경영 재건안을 공모하겠다고 올해 4월 발표했다.

첫 단계 심사를 통과한 제안자 가운데 JIP, 베인캐피털(미국), CVC캐피털파트너즈(유럽), 브룩필드(캐나다) 등 4개 진영이 2차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각 진영이 도시바의 자산 가치를 조사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말에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정식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닛케이는 관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