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교수 "아이들 마스크 착용, 교육·발달상 부작용 커"
언어·정서 발달과 학업·사회성 문제 제기…관련 논의 주목
마스크, 아이들 먼저 벗게 될까…"영유아부터 순차 해제해야"
코로나19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자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마스크 해제를 영유아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도 중요하지만 우선 그 대상을 영유아부터로 해서 장기간의 마스크 착용으로 어린 아이들이 정서나 언어, 사회성 발달 등에서 겪어온 부작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첫 타자로 영유아에 대한 마스크 의무가 해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조금 빠르게 해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유아 마스크 착용을 가장 먼저 해제하고, 이어 초중등 학생들 등 순차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도록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이어지고 있다.

실내 마스크까지 모두 해제하는 시점을 두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지만,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영유아의 피해가 크다는 문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영유아 마스크 의무 해제가 가장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정 교수는 "아이들의 교육이나 발달에 있어서 부작용들이 매우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신도 7세 자녀의 부모라는 정 교수는 "아이들의 교육이나 특히 언어, 표정에 있어서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교육 현장 전문가들에게서 듣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의 득실을 따졌을 때 아이들에게는 실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의 마스크 착용 부작용은 돈이나 숫자로 따지기 어렵다면서 "정책적인 판단을 내릴 때 결국 정성적인 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이 문제에 대한 빠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아이들 먼저 벗게 될까…"영유아부터 순차 해제해야"
앞서 의료계와 아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보육특별자문단은 "코로나19의 가장 큰 피해자는 영유아"라며 마스크를 쓴 채 이뤄지는 상호 작용과 체험 활동의 부족 등으로 인해 뇌 발달 지연의 우려가 매우 높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서울시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와 함께 영유아 발달 상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어린아이들이 마스크로 입 모양을 볼 수 없어 언어·정서 발달에 문제를 겪는다는 지적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아동 교육기관에 '투명창 마스크'를 보급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지난 3년의 세월이 아이들에게는 인생의 대부분인 시간일 수 있다며 영유아에 대한 마스크 착용 피해가 성인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유아뿐 아니라 어린 학생들 역시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으로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게 돼 학업적으로는 물론 정서적·사회적으로 성장하는 데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 교수의 제안은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가 최근 코로나19 출구전략 언급과 함께 마스크 전면 해제를 화두에 올리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교수 역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문위원회는 지난 15일 제5차 회의를 열고 마스크 의무 완화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기석 자문위원장은 지난 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봄 정도에 국내에서도 실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해제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지만, 최근 일률적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없이 코로나19 재유행이 감소세로 전환되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인다"고 언급하면서 방역 완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 위원장은 지난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6개월 후 세계적으로 일상 복귀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금부터 코로나19 비상대응 체계를 일상대응 체계로 전환하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뿐 아니라 중환자·사망자도 정점을 지나갔다고 볼 수 있다면서 "코로나19의 가장 어렵고 힘든 고비는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