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 흔적 없어 학계 주목…출애굽 시기 추정

이스라엘에서 발견된 3300년 전의 매장 동굴 내부.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 중부 지중해에 위치한 팔마힘 국립공원에서 약 33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매장 동굴(Burial Cave)'이 발견됐다.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문화재청(IAA)은 국립공원 내 개발공사를 위해 트랙터로 바위를 옮기는 과정에서 매장 동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 동굴은 도굴범의 손을 타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청동기 시대 말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나왔다.

동굴의 천장 역할을 했던 바위를 옮기자 2.5m 깊이의 평평한 바닥에 토기와 청동기 등이 마치 매장 의식을 치르기 위해 배열할 것처럼 놓여 있었다는 설명이다.

문화재청의 엘리 얀나이 박사는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발견이다. 동굴 바닥에 놓인 토기들은 3300년간 누구의 손도 타지 않았다"면서 "영화 인디아나 존스 세트장 같은 발굴 현장을 매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동굴 내부에서 발견된 그릇들. /사진=연합뉴스

이 동굴에서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유물 수십 점이 나왔고, 붉은색으로 채색된 토기와 조리용 그릇, 주전자, 불을 밝히는데 필요한 기름을 담는 흙으로 만든 초도 발견됐다.

묘실(burial chamber)은 기반암을 파 만들었으며, 정사각형 형태의 기둥이 천장을 받치고 있었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학자들은 이 동굴에서 나온 유물의 연대를 기원전 13세기로 추정하고 있다. 이 시기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시기와 대체로 일치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