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가 올해 들어 189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당국이 치솟는 원·달러 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한국은 1123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312억달러)보다 14.4%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미 국채 보유 순위가 16위이던 한국은 17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여파란 분석이다. 작년 말 평균 1183원78전이던 원·달러 환율은 올 7월 1307원45전으로 10.4% 올랐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이 기간 4631억달러에서 4386억달러로 5.3%(245억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8월에도 전월 대비 22억달러 감소했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미 국채 보유 규모가 더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국채 보유 1위인 일본은 1조2343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량은 지난해 말 대비 5.4%(697억달러) 감소했다. 2019년 6월 일본에 미 국채 최대 보유국 지위를 내준 중국은 9700억달러로, 같은 기간 보유액이 987억달러(9.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중국 모두 강(强)달러 현상에 따라 환율 방어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미 국채 보유액 9위인 대만은 이 기간 111억달러(4.4%) 줄어든 2399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위 인도는 1989억달러에서 2120억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미 국채 보유 규모가 늘어났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