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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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정부를 향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현재 계획보다 빠른 속도로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62세인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2034년까지 65세로 높이기로 한 정부 계획상의 인상 속도로는 국민연금이 지속 가능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OECD는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한 기초연금도 취약계층에 집중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했다. 빈센트 코엔 OECD 경제검토국 부국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보다 빨리 올리고 납부 연령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는 2년마다 회원국의 경제 상황 및 정책에 대한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내놓는다.

보고서는 한국의 고령화와 장기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주된 내용을 이뤘다. OECD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지난해 46.4%에서 2060년 150%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돼 정부의 연금 및 의료 지출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OECD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2034년까지 68세로 올리고, 이후에도 기대수명 증가폭의 3분의 2만큼 상향하면 정부 부채 비율이 2060년이 돼도 60%대에 머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 수급연령 68세로 높이면 정부 부채비율 150%→60%로 뚝"
現기초연금, 노인빈곤 해결 못해…소수 취약계층에 지원 집중해야

"국민연금 지속하려면 수급연령 빨리 높여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일 ‘2022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노인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기초연금을 보다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기초연금이 지급 대상은 지나치게 넓고 지급액은 적어 노인 빈곤 문제를 제대로 해소할 수 없다는 문제 제기다.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 중에서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최대 월 30만7500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OECD는 “새 정부는 기초연금 지급액을 월 최대 40만원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지만 상향하는 금액 역시 전 연령층 평균 소득의 8% 수준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다”며 “기초연금 소득 기준을 하향 조정하고, 소득 지원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액수의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OECD는 한국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OECD는 “유류세 지원 정책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과소비를 유발하고 기후변화 대응에도 역효과를 불러온다”며 “에너지 바우처 사업 확대와 같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전지출을 집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정책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서는 “최근의 급격한 인상으로 낮은 수용도, 추가 세 부담의 세입자 전가 등 문제점이 발생했다”며 “주택시장 안정 기여와 지속가능한 세 부담 수준에 맞도록 개편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지난 6월 내놓은 전망치 2.7%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정부와 한국은행 전망치인 2.6%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치다. OECD는 “사실상 모든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지난 늦은 봄 대면 서비스업 회복을 위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경기 둔화를 이유로 직전 전망치(2.5%) 대비 0.3%포인트 낮은 2.2%를 제시했다.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6월 4.8%에서 이번에 0.4%포인트 높은 5.2%로 조정했다. 정부 전망치(4.7%)를 웃돌고, 한은 전망치와는 같다. 빈센트 코엔 OECD 경제검토국 부국장(사진)은 “8월에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가을에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아직 남았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