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이 군사적으로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방영된 미국 CBS 심층인터뷰 프로그램인 '60분'에서 중국의 침공 때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사실,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와 달리 미군 부대, 병력이 중국의 침공 때 방어에 나서는 것이냐고 구체적으로 따져 짚는 말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러시아의 충돌 등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직접 개입을 자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인터뷰 발언은 중국, 대만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오랜 정책이 바뀌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할 때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에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하고 유사 시 개입할 근거를 뒀다. 이를 토대로 미국은 대만에 군사 지원을 하되 중국의 대만 침공 때 직접 개입 여부를 뚜렷하게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미국은 수십년간 이 같은 정책을 앞세워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고 대만도 중국을 상대로 독립을 선포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지력을 유지해 왔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들어 대만의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며 이를 지지하는 듯한 다른 나라의 행보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깨는 듯한 발언이 수차례 나왔으나 그때마다 미국 국무부, 백악관이 나서 변화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실언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중국이 아시아 세력확장을 지속하고 미국과 대만에 더 강경해짐에 따라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의도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많았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