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통 부위원장 역임…이산가족상봉 실무 맡는 등 남북관계 깊숙이 관여
북한 야당의 당수 격인 박용일 조선사회민주당(사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향년 56세.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박용일 동지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하여 화환을 보내시였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보낸 화환이 지난 19일 고인의 영전에 진정됐다고 밝힌 만큼 사망일은 지난 며칠 사이인 것으로 보인다.

중앙통신은 "박용일 동지는 열렬한 조국애와 민족애를 지니고 우리 국가의 부흥발전과 나라의 자주적 통일을 위한 투쟁에 헌신하였다"고 평가했다.

사민당은 북한이 복수 정당을 인정한다는 것을 선전하기 위해 내세우는 일종의 위성정당으로, 집권당인 조선노동당의 우당(友黨)이다.

사민당의 전신은 1945년 조만식을 중심으로 결성된 민족주의 성향의 조선민주당이나, 이후 공산주의 세력에 의해 장악돼 1981년 지금의 당명으로 개칭했다.

2019년 8월 사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취임한 박용일은 남북교류 실무에 깊숙이 관여했던 인물이다.

그는 2001년 북한의 대남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원직을 시작으로 조평통 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009년과 2010년 남북적십자회담 북측 대표로도 참석했다.

또 2013년, 2014년, 2015년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 북측 수석대표를 지냈다.

2018년 6월에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했으며 그해 8월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환영 만찬에서 연설을 맡기도 했다.

박용일은 올해 들어서도 공식 석상에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냈으며 불과 한 달 전인 8월 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21차 전원회의에도 참석했는데, 명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