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친화적 디자인 강조하는 <유저 프랜들리>도 여러 곳에서 서평
(편집자주) 언론사에는 책소개를 기다리는 신간들이 일주일에 수십권씩 들어옵니다. 실제로 소개되는 책은 극히 일부인데 주요 신문사들의 서평을 분석해서 전해드립니다. 신간 사실 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놓치지 않고 매주 접해보실 수 있습니다.각계각층에서 지구를 구하겠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뭐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큽니다. 하지만 뭐든지 해보겠다고 나섰다가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그 부분을 이야기합니다.
책의 제목은 말 그대로 하얀 하늘입니다. 왜 하얀 하늘일까요. 조선일보가 요약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지구 공학 분야에서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로 성층권에 ‘빛 반사 입자’를 뿌리는 실험을 진행합니다. 다이아몬드 가루나 이산화황을 하늘에 뿌려 태양을 가리는 겁니다. 화산재가 태양 빛을 막아 기온을 떨어뜨리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오존층이 파괴되고 우리는 더 많은 산성비를 맞게 됩니다. 무엇보다 살포된 입자들이 빛을 반사하며 인류는 푸른 색이 아닌 흰색 하늘을 보고 살아야 한다는군요.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2016년 미국의 대표적 언론상 퓰리처상을 받은 저자는 지구를 지키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서평 제목으로 ‘어차피 위험한 지구, 뭐라도 해보려는 세계 과학자들의 분투’라는 제목이 달리기도 했는데 다소 의아한 접근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기후 위기나 생태계 변화를 주제로 하는 신간이 정말 한 주도 빠짐없이 신문사로 들어옵니다만 <화이트 스카이> 같은 성격의 책은 오랜만이네요. 환경 문제를 다루는 책은 출판계의 주요 관심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번에도 3개의 신문사가 <야생 쪽으로>라는 책에 대해 ‘그냥 내버려두었더니 기적이 일어났다(경향)’며 서평을 썼습니다.
1999년부터 10년간 ‘방치’된 영국 동부의 3500에이커(428만평)짜리 어느 농장의 변화를 묘사한 책임이다. 사슴과 조랑말, 멧돼지 등의 야생동물을 풀어 놓는 등의 재야생화라는 작업이 10년간 이뤄졌고 결과는 다들 짐작하는 대로입니다. 나이팅게일과 꼬마도요와 큰까마귀와 박쥐들이 날아왔고 수백종의 희귀 나비가 살게 됐습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농장은 땅주인의 결단과 진지한 노력, 정부의 자금지원과 과학자문 등이 어울려 원래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이곳(넵 캐슬)은 이제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생태학의 보고이자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게 됐다고 합니다.
경제·사회 분야에서는 <유저 프랜들리>와 <게임의 사회학>이 각각 신문사 3곳에서 서평으로 다뤄졌습니다. <유저 프랜들리>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신간입니다. ‘중구난방 켜진 수백개 경고등… 엉망진창 디자인이 ‘원전 사고’ 불렀다(한국경제신문)’ ‘미국 최악의 원전 사고 때도 이것이 문제였다(중앙)’ 등이 기사의 제목이었습니다.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사용자 친화적이지 못한 디자인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어떤 디자인이 좋은가에 대한 답을 담아내고 했습니다.
구글 수석 디자이너인 클리프 쿠앙과 달버그디자인 공동 창업자인 로버트 패브리칸드가 같이 지었습니다. 이들은 좋은 디자인의 조건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피드백과 단순함입니다. 토스터를 내렸을 때 ‘딸깍’하는 소리를 내주어 기계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알게 해주는 것이 피드백입니다. 단순함은 다이얼로 온도를 맞추는 것처럼 직관적이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게임 가운데는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2005년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는 난데없이 전염병이 돌았는데 그곳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했던 일이 최근 우리의 팬데믹 대응 과정에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엔씨소프트에서 게임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데이터 과학자 이은조입니다. 성수영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온라인 게임 사용자들의 형태를 통해 현실을 분석하고 예측한 사례를 소개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