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美 증시도 끝물…새 투자처는 우즈벡"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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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대규모 랠리가 찾아올 수 있겠지만 그게 마지막이 될 것이다"며 "주식 시장 강세장의 끝은 내년 쯤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짐 로저스는 한국경제TV의 특집 인터뷰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강세장이 끝나면 한국의 삼성전자나 미국의 애플 등과 같은 우량주도 안전하지 않다"며 그 대안으로 "최근 우즈베키스탄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수년 간 불황에 빠졌다가 최근 극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며 "이런 투자처를 발견하면 약세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로저스 회장은 다가올 약세장에 대비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꼽히는 금과 은, 농업 등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하다고 봤다. 그는 "특히 그 중에서도 농업이 가장 유망하다고 본다"며 "오랜 기간 성과가 매우 좋지 않았고 누구에게나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기축 통화를 발행하는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에 강세를 보이는 달러화를 놓고 "어떤 통화도 수백 년 이상 계속되지 못했다"며 "미국도 끝나가고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을 대체할 만한 시장으로는 중국을 꼽았다.
그는 "중국은 지난 40여 년 간 극적인 변화를 겪었고 현재는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됐다"며 "21세기에 주요 국가가 될 만한 나라는 현재 중국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설명하는 동시에 '폐쇄적인 시장'이라며 "한국이 더 개방적으로 변화하고 DMZ 마저 개방한다면 원-달러 환율 등 통화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로저스 회장은 전 세계 투자자들을 향해 "위기에서 살아 남으려면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래는 짐 로저스와 나눈 대담의 주요 내용이다.
Q. 2008년 금융 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올 것으로 여러 차례 경고했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
A. 2008년과 2009년, 세계적으로 지나친 부채 때문에 큰 문제를 겪었다. 2009년 이후로 세계 곳곳의 부채가 치솟았고 그 규모는 그때보다 훨씬 더 커졌다. 따라서 다음 위기는 훨씬 더 심각할 거다. 부채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간단한 이치다. 지난 번보다 훨씬 더 큰 빚을 떠안고 있다면 그 위기 또한 더 심각해 질 거다. 15~20년 전만 해도 중국의 부채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이제 중국마저도 상당한 빚을 지고 있다. 모든 국가가 빚을 지고 있고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Q.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다. 연준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는가.
A. 지금 상황은 연준이 초래한 것이다. 세계 역사상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돈을 찍어내고 또 빌렸기 때문이다. 연준이 일으킨 문제이기 때문에 그간 그들이 해온 일을 되돌리는 게 해결책이다. 화폐 발행을 중단하고 금리를 인상하고, 긴축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를 실행하겠지만 할 일이 아주 많을 것이다. 상황이 너무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심각했던 적이 없었다. 1970년 대에도 상황은 달랐으나 위기를 겪었다. 당시 미국 국채 금리가 20%를 넘었다. 상황이 매우 심각했다. 이번 역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금리를 크게 인상해야 한다.
Q. 최악의 주식 약세장이 시작될 것으로 경고했다. 약세장은 이미 시작됐나? 주요 지수는 얼마나 떨어질까.
A. 일반적으로 약세장일 때 주요 지수는 50, 60, 70%까지 하락한다. 일부 주식은 80~90%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약세장은 늘 그렇다. 세계적으로 역사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지겠다. 언제 시작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다. 현재 지나친 비관론이 만연해 있고 일반적으로 그런 상황에서는 사람들을 덜 비관적으로 만들 어떤 사건이 발생한다. 예를 들자면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오는 상황 말이다. 꼭 온다는 게 아니라 그렇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만약 평화가 온다면 모두 낙관적으로 바뀔 것이다. 대규모 랠리가 찾아 오겠지만 아마도 그게 마지막 랠리가 될 것이다. 강세장이 끝나간다는 징후가 보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많이 올랐고 지나치게 비싼 주식들이 많다. 새로운 투자자들이 시장에 몰려오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주식 시장에서 돈을 벌기가 쉽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것이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고, 곧 반복될 것이다. 끝이 가까워진 것 같다. 아마 내년 쯤이 될 것으로 본다.
Q. 약세장에서는 어떤 주식이 유망할까. 한국의 삼성전자나 미국의 애플 같은 우량주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하나.
A. 약세장일 때는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주식이 세계적으로 하락한다. 물론 특수성이나 어떤 이유가 있어 떨어지지 않는 것들도 있다. 지난 약세장에서는 금과 은이 초반에 많이 하락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불안이 심화하자 금과 은을 사들였고 가격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통 초반에는 가격이 내려간다. 어쩌면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농업 역시 이번에는 도움이 될 지 모른다. 오랫동안 성과가 좋지 않았지만 누구에게나 식량은 필요하니까 말이다. 또한 농업은 현재 많은 문제를 겪고 있다. 나도 농업과 금, 은에 투자 중이다. 도움이 될 만한 투자 영역을 찾는 중인데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나라가 있다. 수년간 불황에 빠졌다가 최근 극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최근 들어 우즈베키스탄에 투자하는 중이다. 매우 좋지 않았던 경제가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발견하면 약세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Q. 앞으로 원자재 투자에 집중할 것을 권유했다. 에너지, 농업, 금이 여전히 유망하다고 보는가. 그 가운데 우선 순위를 꼽는다면.
A. 우선 농업을 꼽고 싶다. 오랜 기간 성과가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에는 식량이 필요한 수십 억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농업을 아마도 최우선으로 꼽겠지만 나머지도 성과가 좋을 것 같다.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그 외에 내가 모르는 다른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교통 역시 코로나로 심한 타격을 받았다. 큰 타격을 받았던 분야들은 일단 회복을 시작하면 회복세가 좋기 마련이다.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Q. 국제 유가는 특히 갈피를 잡기 힘들다. 투자를 권한다면 추천할 만한 기업이나 ETF가 있나.
A. 나는 석유 ETF와 에너지 ETF에 투자 중이다. 투자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특별히 앞서가는 기업들이 있겠지만 나는 잘 모르겠고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기업 명을 언급하면 다들 그 주식을 살 테니까 말이다. 어떤 기업인지 잘 모르면서 투자해서는 안 된다. 내가 ETF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고 쉽게 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로 투자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닌 한, 지수 추종 투자의 성과가 제일 좋다는 연구도 있다.
Q. 암호화폐를 빠뜨릴 수 없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암호화폐에 대해 기대를 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A. 암호화폐가 왜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인지 모르겠다. 인플레이션의 헤지 수단은 대부분 실제적인 용도가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거래 수단일 뿐 그것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이스크림을 살 수도 없다. 은이나 기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은 실제적인 용도가 있다. 암호화폐는 거래 수단이라는 것 말고는 실제적인 용도가 없는 것 같다.
Q. 비트코인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나.
A. 강세장이 끝날 때면 늘 새로운 사람들이 시장에 나타나 투자로 돈 벌기가 쉽다며 떠들기 시작한다. 새로운 사람들이 몰려와 새로운 사업에 새로운 방식으로 투자하기 시작한다. 거의 모든 강세장의 끝자락에 일어나는 일이다. 스펙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스펙의 역사는 수백 년에 가까우며 매번 강세장이 끝날 때 부흥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강세장이 끝나갈 때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거래와 투자를 하기 시작한다. 내 생각에는 암호화폐 역시 강세장이 끝나간다는 또 다른 징후라고 생각한다.
Q.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달러는 10년 이상 강세를 보였는데 달러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어떻게 보는가.
A. 나는 미국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상당히 약점이 많은 통화다. 우선 미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채무국이며 그 부채는 매우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혼란이 생기면 사람들은 안전한 통화를 찾는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적인 이유로 미국 달러를 안전한 피난처라고 생각한다.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니 미국 달러 역시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다. 어쩌면 지나치게 비싸질 것이고 거품으로 변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 달러를 팔아야 할 것이다. 강세장이 끝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통화도 수백 년 이상 계속되지는 못했다. 미국도 끝나고 있다고 생각하며 언제일지는 모르나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은 안다. 나도 미국 달러를 대체할 만한 자산을 찾는 중이다.
Q. 여전히 유동성을 풀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주식 시장은 현재 미국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이들 국가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A. 나도 중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0여 년 간 극적인 변화를 겪었고 현재는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됐다. 생활 수준도 많이 향상됐다. 이 추세가 계속되기를 바라지만 문제 없이 발전만 거듭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 역시 20세기에 가장 성공적인 국가로 발돋움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중국 또한 문제를 겪을 것이다. 이미 부동산 파산 위기를 겪고 있다. 이는 정상이다. 미국 또한 많은 문제를 겪으면서 성공적인 국가가 됐기 때문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크게 부흥할 것으로 생각한다. 21세기에 주요 국가가 될 만한 나라는 현재 중국밖에 없는 것 같다. 한국의 경우 38선과 DMZ가 열리고 나면 한반도는 매우 흥미진진한 곳이 될 것이다. 아마도 10~20년, 30년 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나라가 될 것이다. 중국만큼은 아니겠지만 엄청난 기회를 누릴 것이다.
Q. 과거에 일본의 몰락을 예견한 적이 있는데 일본은 어떻게 보는가.
A. 일본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2010년 이후 인구는 계속 줄고 있으며 부채는 매일 치솟고 있다. 엄청난 양의 돈을 찍어내고 있다. 또 사업을 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시장이다. 일본은 다양한 난관에 봉착해 있다. 나도 일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앞날에는 문제만 기다리고 있다. 훌륭한 나라인데 안타깝다. 하지만 그게 팩트다.
Q. 한국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한국 경제와 주식 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A. 이런 상황은 일부에게는 유리하고 더 경쟁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면 해외에 물건을 팔기가 더 쉬워지지만 한국에서는 수입된 물건을 사려면 훨씬 더 비싸진다. 원화뿐만 아니라 통화의 일반적인 문제다. 한국에도 많은 부채가 축적돼 있으며 상당히 폐쇄적인 경제다. 놀랄 정도로 폐쇄적이다. 만약 한국이 더 개방적으로 변화한다면 통화 문제 역시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거기에 DMZ 마저 개방하면 통화는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Q. 마지막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A. 다가오는 위기에서 살아 남으려면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해야 한다. TV, 인터넷, 신문에 나오는 다른 사람 말을 듣지 않는 게 좋다. 다른 이의 말을 듣고 투자하면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뭘 해야 하는지 모른다. 애초에 왜 투자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주가가 하락하면 인터넷에서 본 그 사람을 비난할 것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스스로가 잘 알고 있으며 성공할 만한 무언가를 찾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투자하라.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만약 인생에 20번밖에 투자할 수 없다고 하면 아마 다들 투자에 매우 신중해 질 것이다. 결국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겠다. 지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게 더 낫다. 투자 성공을 원한다면 재미 없는 투자자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짐 로저스는 한국경제TV의 특집 인터뷰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강세장이 끝나면 한국의 삼성전자나 미국의 애플 등과 같은 우량주도 안전하지 않다"며 그 대안으로 "최근 우즈베키스탄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수년 간 불황에 빠졌다가 최근 극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며 "이런 투자처를 발견하면 약세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로저스 회장은 다가올 약세장에 대비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꼽히는 금과 은, 농업 등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하다고 봤다. 그는 "특히 그 중에서도 농업이 가장 유망하다고 본다"며 "오랜 기간 성과가 매우 좋지 않았고 누구에게나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기축 통화를 발행하는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에 강세를 보이는 달러화를 놓고 "어떤 통화도 수백 년 이상 계속되지 못했다"며 "미국도 끝나가고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을 대체할 만한 시장으로는 중국을 꼽았다.
그는 "중국은 지난 40여 년 간 극적인 변화를 겪었고 현재는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됐다"며 "21세기에 주요 국가가 될 만한 나라는 현재 중국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설명하는 동시에 '폐쇄적인 시장'이라며 "한국이 더 개방적으로 변화하고 DMZ 마저 개방한다면 원-달러 환율 등 통화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로저스 회장은 전 세계 투자자들을 향해 "위기에서 살아 남으려면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래는 짐 로저스와 나눈 대담의 주요 내용이다.
Q. 2008년 금융 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올 것으로 여러 차례 경고했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
A. 2008년과 2009년, 세계적으로 지나친 부채 때문에 큰 문제를 겪었다. 2009년 이후로 세계 곳곳의 부채가 치솟았고 그 규모는 그때보다 훨씬 더 커졌다. 따라서 다음 위기는 훨씬 더 심각할 거다. 부채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간단한 이치다. 지난 번보다 훨씬 더 큰 빚을 떠안고 있다면 그 위기 또한 더 심각해 질 거다. 15~20년 전만 해도 중국의 부채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이제 중국마저도 상당한 빚을 지고 있다. 모든 국가가 빚을 지고 있고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Q.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다. 연준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는가.
A. 지금 상황은 연준이 초래한 것이다. 세계 역사상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돈을 찍어내고 또 빌렸기 때문이다. 연준이 일으킨 문제이기 때문에 그간 그들이 해온 일을 되돌리는 게 해결책이다. 화폐 발행을 중단하고 금리를 인상하고, 긴축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를 실행하겠지만 할 일이 아주 많을 것이다. 상황이 너무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심각했던 적이 없었다. 1970년 대에도 상황은 달랐으나 위기를 겪었다. 당시 미국 국채 금리가 20%를 넘었다. 상황이 매우 심각했다. 이번 역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금리를 크게 인상해야 한다.
Q. 최악의 주식 약세장이 시작될 것으로 경고했다. 약세장은 이미 시작됐나? 주요 지수는 얼마나 떨어질까.
A. 일반적으로 약세장일 때 주요 지수는 50, 60, 70%까지 하락한다. 일부 주식은 80~90%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약세장은 늘 그렇다. 세계적으로 역사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지겠다. 언제 시작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다. 현재 지나친 비관론이 만연해 있고 일반적으로 그런 상황에서는 사람들을 덜 비관적으로 만들 어떤 사건이 발생한다. 예를 들자면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오는 상황 말이다. 꼭 온다는 게 아니라 그렇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만약 평화가 온다면 모두 낙관적으로 바뀔 것이다. 대규모 랠리가 찾아 오겠지만 아마도 그게 마지막 랠리가 될 것이다. 강세장이 끝나간다는 징후가 보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많이 올랐고 지나치게 비싼 주식들이 많다. 새로운 투자자들이 시장에 몰려오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주식 시장에서 돈을 벌기가 쉽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것이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고, 곧 반복될 것이다. 끝이 가까워진 것 같다. 아마 내년 쯤이 될 것으로 본다.
Q. 약세장에서는 어떤 주식이 유망할까. 한국의 삼성전자나 미국의 애플 같은 우량주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하나.
A. 약세장일 때는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주식이 세계적으로 하락한다. 물론 특수성이나 어떤 이유가 있어 떨어지지 않는 것들도 있다. 지난 약세장에서는 금과 은이 초반에 많이 하락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불안이 심화하자 금과 은을 사들였고 가격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통 초반에는 가격이 내려간다. 어쩌면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농업 역시 이번에는 도움이 될 지 모른다. 오랫동안 성과가 좋지 않았지만 누구에게나 식량은 필요하니까 말이다. 또한 농업은 현재 많은 문제를 겪고 있다. 나도 농업과 금, 은에 투자 중이다. 도움이 될 만한 투자 영역을 찾는 중인데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나라가 있다. 수년간 불황에 빠졌다가 최근 극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최근 들어 우즈베키스탄에 투자하는 중이다. 매우 좋지 않았던 경제가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발견하면 약세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Q. 앞으로 원자재 투자에 집중할 것을 권유했다. 에너지, 농업, 금이 여전히 유망하다고 보는가. 그 가운데 우선 순위를 꼽는다면.
A. 우선 농업을 꼽고 싶다. 오랜 기간 성과가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에는 식량이 필요한 수십 억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농업을 아마도 최우선으로 꼽겠지만 나머지도 성과가 좋을 것 같다.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그 외에 내가 모르는 다른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교통 역시 코로나로 심한 타격을 받았다. 큰 타격을 받았던 분야들은 일단 회복을 시작하면 회복세가 좋기 마련이다.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Q. 국제 유가는 특히 갈피를 잡기 힘들다. 투자를 권한다면 추천할 만한 기업이나 ETF가 있나.
A. 나는 석유 ETF와 에너지 ETF에 투자 중이다. 투자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특별히 앞서가는 기업들이 있겠지만 나는 잘 모르겠고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기업 명을 언급하면 다들 그 주식을 살 테니까 말이다. 어떤 기업인지 잘 모르면서 투자해서는 안 된다. 내가 ETF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고 쉽게 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로 투자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닌 한, 지수 추종 투자의 성과가 제일 좋다는 연구도 있다.
Q. 암호화폐를 빠뜨릴 수 없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암호화폐에 대해 기대를 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A. 암호화폐가 왜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인지 모르겠다. 인플레이션의 헤지 수단은 대부분 실제적인 용도가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거래 수단일 뿐 그것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이스크림을 살 수도 없다. 은이나 기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은 실제적인 용도가 있다. 암호화폐는 거래 수단이라는 것 말고는 실제적인 용도가 없는 것 같다.
Q. 비트코인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나.
A. 강세장이 끝날 때면 늘 새로운 사람들이 시장에 나타나 투자로 돈 벌기가 쉽다며 떠들기 시작한다. 새로운 사람들이 몰려와 새로운 사업에 새로운 방식으로 투자하기 시작한다. 거의 모든 강세장의 끝자락에 일어나는 일이다. 스펙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스펙의 역사는 수백 년에 가까우며 매번 강세장이 끝날 때 부흥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강세장이 끝나갈 때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거래와 투자를 하기 시작한다. 내 생각에는 암호화폐 역시 강세장이 끝나간다는 또 다른 징후라고 생각한다.
Q.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달러는 10년 이상 강세를 보였는데 달러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어떻게 보는가.
A. 나는 미국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상당히 약점이 많은 통화다. 우선 미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채무국이며 그 부채는 매우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혼란이 생기면 사람들은 안전한 통화를 찾는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적인 이유로 미국 달러를 안전한 피난처라고 생각한다.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니 미국 달러 역시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다. 어쩌면 지나치게 비싸질 것이고 거품으로 변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 달러를 팔아야 할 것이다. 강세장이 끝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통화도 수백 년 이상 계속되지는 못했다. 미국도 끝나고 있다고 생각하며 언제일지는 모르나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은 안다. 나도 미국 달러를 대체할 만한 자산을 찾는 중이다.
Q. 여전히 유동성을 풀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주식 시장은 현재 미국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이들 국가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A. 나도 중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0여 년 간 극적인 변화를 겪었고 현재는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됐다. 생활 수준도 많이 향상됐다. 이 추세가 계속되기를 바라지만 문제 없이 발전만 거듭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 역시 20세기에 가장 성공적인 국가로 발돋움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중국 또한 문제를 겪을 것이다. 이미 부동산 파산 위기를 겪고 있다. 이는 정상이다. 미국 또한 많은 문제를 겪으면서 성공적인 국가가 됐기 때문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크게 부흥할 것으로 생각한다. 21세기에 주요 국가가 될 만한 나라는 현재 중국밖에 없는 것 같다. 한국의 경우 38선과 DMZ가 열리고 나면 한반도는 매우 흥미진진한 곳이 될 것이다. 아마도 10~20년, 30년 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나라가 될 것이다. 중국만큼은 아니겠지만 엄청난 기회를 누릴 것이다.
Q. 과거에 일본의 몰락을 예견한 적이 있는데 일본은 어떻게 보는가.
A. 일본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2010년 이후 인구는 계속 줄고 있으며 부채는 매일 치솟고 있다. 엄청난 양의 돈을 찍어내고 있다. 또 사업을 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시장이다. 일본은 다양한 난관에 봉착해 있다. 나도 일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앞날에는 문제만 기다리고 있다. 훌륭한 나라인데 안타깝다. 하지만 그게 팩트다.
Q. 한국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한국 경제와 주식 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A. 이런 상황은 일부에게는 유리하고 더 경쟁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면 해외에 물건을 팔기가 더 쉬워지지만 한국에서는 수입된 물건을 사려면 훨씬 더 비싸진다. 원화뿐만 아니라 통화의 일반적인 문제다. 한국에도 많은 부채가 축적돼 있으며 상당히 폐쇄적인 경제다. 놀랄 정도로 폐쇄적이다. 만약 한국이 더 개방적으로 변화한다면 통화 문제 역시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거기에 DMZ 마저 개방하면 통화는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Q. 마지막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A. 다가오는 위기에서 살아 남으려면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해야 한다. TV, 인터넷, 신문에 나오는 다른 사람 말을 듣지 않는 게 좋다. 다른 이의 말을 듣고 투자하면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뭘 해야 하는지 모른다. 애초에 왜 투자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주가가 하락하면 인터넷에서 본 그 사람을 비난할 것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스스로가 잘 알고 있으며 성공할 만한 무언가를 찾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투자하라.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만약 인생에 20번밖에 투자할 수 없다고 하면 아마 다들 투자에 매우 신중해 질 것이다. 결국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겠다. 지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게 더 낫다. 투자 성공을 원한다면 재미 없는 투자자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