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아이브·뉴진스…3色 듣는 즐거움 최고인 '걸' [스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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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라이트]
아티스트 비춰보기 '스타+스포트라이트'
음원차트서 걸그룹 '롱런 인기' 지속
팀 고유의 개성 드러낸 음악 호평
'힙'한 블랙핑크·'강한 중독' 아이브·'신선한' 뉴진스
아티스트 비춰보기 '스타+스포트라이트'
음원차트서 걸그룹 '롱런 인기' 지속
팀 고유의 개성 드러낸 음악 호평
'힙'한 블랙핑크·'강한 중독' 아이브·'신선한' 뉴진스
블랙핑크, 아이브, 뉴진스가 음원차트 정상에서 굳건히 '걸그룹 삼각편대'를 유지하며 롱런을 이어가고 있다. Mnet '스트릿 맨 파이터'에서 미션곡으로 공개돼 화제성을 지닌 지코의 '새삥'을 제외하면 여전히 걸그룹이 강세다.
특히 이들은 한 곡에 그치지 않고, 두 곡 이상이 동시에 큰 인기를 얻으면서 팀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기획력과 완성도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 고유의 색깔을 이해할 때 오는 재미가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배로 끌어 올리고 있다는 뜻이다. 한때 K팝 신을 장악했던 거창한 세계관보다는 오히려 깔끔하고 직관적인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폭넓은 음악 팬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진한 힙합 사운드를 토대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곁들인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선공개된 '핑크 베놈(Pink Venom)'에서는 묵직한 힙합 비트에 한국 전통악기인 거문고 선율을 얹어 신선한 조화를 완성해냈다. 여기에 날카롭게 꽂히는 랩, 이따금 느껴지는 인도풍 리듬은 블랙핑크의 본질을 꿰뚫는다. 강한 쾌감을 주는 요소다.
'본 핑크' 타이틀곡 '셧 다운(Shut Down)'도 결코 평범하지 않다. 19세기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가 작곡한 '라 캄파넬라'를 샘플링해 트렌디한 힙합 비트에 고전의 친숙함을 더했다. 클래식을 끌어온 대로, 자극적인 구성보다는 부드럽게 흐르는 전개 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 '핑크 베놈'과는 또 다른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신인 그룹이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기도 어렵지만, '원 히트 원더'에 그치지 않고 3연속 히트에 성공한다는 건 더더욱 힘든 일이다. 아이브의 경우 그룹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 안유진을 중심으로 구성돼 초반의 높은 관심도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중요한 건 아이브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꾸준히 유지해나갈 수 있느냐였다. '일레븐'으로 성공했을 때만 해도 의구심이 따랐지만, 활동을 거듭하며 이를 완벽하게 불식시켰다.
사랑에 대한 당차고 솔직한 표현법은 아이브 음악의 특징이다. 내 맘이 이리 다채로운지 몰랐다고 털어놨다가('일레븐'), 거침없이 그 감정에 뛰어들었고('러브 다이브'), 이내 좋아하는 거 다음은 사랑('애프터 라이크') 이라고 노래했다. 각 곡이 지닌 유기성을 찾는 재미가 상당한데, 이는 3연속 히트를 가능케 한 요소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한다. 세 곡 모두 서지음 작사가가 작업해 통일성 있게 흘러갈 수 있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 여기에 아이브만의 고유한 표현법은 그 어렵다는 '보편적 취향 저격'에 성공했다.
'어텐션(Attention)'을 비롯해 '하이프 보이(Hype boy)', '쿠키(Cookie)'까지 타이틀로 선정된 곡이 전부 차트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주목할 점은 음악에 대한 호평이다. 자극성을 쏙 뺀, 듣기 편안한 음악이 반복 재생을 부른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시·청각적 요소를 동시에 가져가야 하는 아이돌 그룹의 특성상 일부는 음악보다는 비주얼에 더 치중하기도 하는 반면 뉴진스는 음악 자체를 강한 무기로 삼았다. 트렌드에 쫓기지 않는 제작자의 뚝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뉴진스는 그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레드벨벳 등의 앨범 콘셉트 기획과 비주얼 디렉팅을 담당했던 민희진이 레이블 어도어를 설립하고 선보인 첫 걸그룹이다. 민 대표는 일상과 가깝게 맞닿아있는 대중음악을 매일 입는 옷에 비유해 뉴진스를 탄생시켰다. 그래서일까. 뉴진스에게서는 새로운 진을 입었을 때처럼 설레면서도 자유분방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대중이 지닌 걸그룹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그들의 색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민희진 걸그룹' 수식어를 떼고도 뉴진스 그 자체로 다음 스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시작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특히 이들은 한 곡에 그치지 않고, 두 곡 이상이 동시에 큰 인기를 얻으면서 팀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기획력과 완성도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 고유의 색깔을 이해할 때 오는 재미가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배로 끌어 올리고 있다는 뜻이다. 한때 K팝 신을 장악했던 거창한 세계관보다는 오히려 깔끔하고 직관적인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폭넓은 음악 팬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 '힙' 하면 블랙핑크, 오리지널리티가 주는 쾌감
블랙핑크(BLACKPINK)는 힙합을 베이스로 하는 팀의 '본질'을 강조해 컴백했다. '본 핑크(Born Pink)'라는 이름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 거침없고 솔직하며 강인한 블랙핑크만의 스웨그로 중무장한 정규 2집을 공개했다. 아이돌 앨범으로는 이례적으로 19금 곡이 3개나 담긴 것도 블랙핑크이기에 가능한 시도였다.진한 힙합 사운드를 토대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곁들인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선공개된 '핑크 베놈(Pink Venom)'에서는 묵직한 힙합 비트에 한국 전통악기인 거문고 선율을 얹어 신선한 조화를 완성해냈다. 여기에 날카롭게 꽂히는 랩, 이따금 느껴지는 인도풍 리듬은 블랙핑크의 본질을 꿰뚫는다. 강한 쾌감을 주는 요소다.
'본 핑크' 타이틀곡 '셧 다운(Shut Down)'도 결코 평범하지 않다. 19세기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가 작곡한 '라 캄파넬라'를 샘플링해 트렌디한 힙합 비트에 고전의 친숙함을 더했다. 클래식을 끌어온 대로, 자극적인 구성보다는 부드럽게 흐르는 전개 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 '핑크 베놈'과는 또 다른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 불호는 없다…아이브, 보편적 취향을 저격한다는 것
아이돌 4세대 걸그룹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팀으로 손꼽히는 건 아이브(IVE)다. 아이브는 데뷔곡 '일레븐(ELEVEN)'을 시작으로 '러브 다이브(LOVE DIVE)',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까지 잇따라 세 곡을 히트시키며 단숨에 '4세대 대세'로 우뚝 섰다.신인 그룹이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기도 어렵지만, '원 히트 원더'에 그치지 않고 3연속 히트에 성공한다는 건 더더욱 힘든 일이다. 아이브의 경우 그룹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 안유진을 중심으로 구성돼 초반의 높은 관심도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중요한 건 아이브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꾸준히 유지해나갈 수 있느냐였다. '일레븐'으로 성공했을 때만 해도 의구심이 따랐지만, 활동을 거듭하며 이를 완벽하게 불식시켰다.
사랑에 대한 당차고 솔직한 표현법은 아이브 음악의 특징이다. 내 맘이 이리 다채로운지 몰랐다고 털어놨다가('일레븐'), 거침없이 그 감정에 뛰어들었고('러브 다이브'), 이내 좋아하는 거 다음은 사랑('애프터 라이크') 이라고 노래했다. 각 곡이 지닌 유기성을 찾는 재미가 상당한데, 이는 3연속 히트를 가능케 한 요소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한다. 세 곡 모두 서지음 작사가가 작업해 통일성 있게 흘러갈 수 있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 여기에 아이브만의 고유한 표현법은 그 어렵다는 '보편적 취향 저격'에 성공했다.
◆ 특이함 NO, 특별한 뉴진스…이 반가운 신선함
뉴진스(NewJeans)의 음악은 한 번도 안 들은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한 번만 들은 사람은 없을 듯하다. 그만큼 '좋은 음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뜻이다. 사실 뉴진스는 처음 파격적인 데뷔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음원을 발매하기 전에 뮤직비디오를 먼저 공개하는가 하면, 무려 3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는 과감함을 보였다. 자칫 특이하다고만 여겨질 수 있는 전략이었지만, 이는 특별한 결과를 끌어냈다.'어텐션(Attention)'을 비롯해 '하이프 보이(Hype boy)', '쿠키(Cookie)'까지 타이틀로 선정된 곡이 전부 차트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주목할 점은 음악에 대한 호평이다. 자극성을 쏙 뺀, 듣기 편안한 음악이 반복 재생을 부른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시·청각적 요소를 동시에 가져가야 하는 아이돌 그룹의 특성상 일부는 음악보다는 비주얼에 더 치중하기도 하는 반면 뉴진스는 음악 자체를 강한 무기로 삼았다. 트렌드에 쫓기지 않는 제작자의 뚝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뉴진스는 그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레드벨벳 등의 앨범 콘셉트 기획과 비주얼 디렉팅을 담당했던 민희진이 레이블 어도어를 설립하고 선보인 첫 걸그룹이다. 민 대표는 일상과 가깝게 맞닿아있는 대중음악을 매일 입는 옷에 비유해 뉴진스를 탄생시켰다. 그래서일까. 뉴진스에게서는 새로운 진을 입었을 때처럼 설레면서도 자유분방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대중이 지닌 걸그룹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그들의 색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민희진 걸그룹' 수식어를 떼고도 뉴진스 그 자체로 다음 스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시작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