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 "재미있는 독서 콘텐츠 시장 열겠다"
"재미있는 독서 콘텐츠를 만드는 플랫폼이 되겠습니다."

전자책 플랫폼 기업 밀리의서재의 서영택 대표(사진)는 20일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IPO 엑스포 2022'에서 이같이 말했다. 단순히 전자책을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책을 기반으로 오디오북, 챗북, 드라마 등 2차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요즘 젊은 세대는 종이책보다 영상, 웹툰을 선호한다"며 "책 내용에 창작을 가미해 만든 영상 콘텐츠를 비롯해 텍스트를 넣으면 다양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AI오디오북 등을 시범 서비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금은 이러한 컨버전 콘텐츠가 전체 도서의 5% 수준이지만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과거와 다른 새로운 독서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6년 7월 설립된 밀리의서재는 국내 최초로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국내 1500곳의 출판사와 계약해 12만권에 달하는 독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구독자 수는 약 500만명에 달한다. 서 대표는 "설립 7년 차인데 지난 20년간 구독 서비스 사업을 한 멜론과 넷플릭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구독자 연령층은 20대가 35%로 가장 많다. 최근 글자 크기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50대 이상으로 구독자가 확대되고 있다. 서 대표는 "넷플릭스를 이용한다고 자랑하는 사람은 없지만 밀리의서재를 한다고 SNS에 올리는 구독자는 많다"며 "독서는 자랑할 수 있는 취미이다 보니 확산 속도가 빠르고 음악이나 영상 플랫폼과 달리 갈아타는 이용자가 적다"고 설명했다.

실적도 성장세를 타고 있다. 밀리의서재는 올 상반기 매출 210억원을 거두면서 지난해 매출(289억원)의 70%를 반기 만에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145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빠르게 개선됐다. 연간 지출하던 127억원의 광고선전비를 대폭 줄이고 비용을 절감한 결과다.

지난해 9월 KT그룹의 음악 스트리밍 자회사 지니뮤직에 인수되면서 KT 플랫폼 이용자 수가 유입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KT그룹은 미디어·콘텐츠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KT스튜디오지니 아래 티빙(OTT)과 지니뮤직(음악), 스토리위즈(웹소설·웹툰) 등 계열사를 두고 있다. 서 대표는 "KT그룹은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으로 콘텐츠 분야의 강자가 됐다"며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 대표는 코스닥 상장으로 "출판업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밀리의서재는 얼마나 많은 구독자가 어떤 책을 읽었고, 어느 정도 집중해서 읽었는지 다양한 통계를 제공하고 있다"며 "음원차트가 새로운 음악계 지표가 됐듯이 베스트셀러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가와 협업해 전자책을 먼저 내거나 독자와 소통하는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도입해 불투명한 출판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바꾸겠다"고 했다.

밀리의서재는 이익미실현 특례(테슬라 요건) 방식을 활용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자책 구독 플랫폼 중 국내 최초로 상장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익미실현 특례 제도는 이익을 내지 못하는 초기 기업이나 적자기업이어도 지속적인 성장성이 입증되면 상장을 허용하는 제도다.

현재 밀리의서재의 최대 주주는 지니뮤직으로 38.6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밖에 2대 주주인 서 대표(지분율 9.95%)와 재무적 투자자가 전체 지분의 약 25%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IPO에서 일부 구주매출이 이뤄질 예정이다. 기업가치는 2000억원 대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앞서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에서 공모가 기준 1771억~2174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