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공세에 거듭 반박 "대통령 지각? 전혀 아냐…하루 순연은 왕실 요청"
외교부 "조문 핵심은 국장 참석"…주영대사 부재·尹런던 일정 박진 미동행 논란도 반박
대통령실, '조문취소' 논란에 "英왕실과 조율…홀대 사실 아냐"
대통령실은 20일(한국시간) 야권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 참석차 런던을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조문 취소' 공세를 이어가는 데 대해 "왕실과의 조율로 이뤄진 일정"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왕실 입장에선 모두가 일찍 와도 낭패일 것이다.

수많은 국가의 시간을 분배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오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장례식 미사에 참석한 뒤 사원 인근의 처치하우스를 찾아 조문록을 작성했다.

애초 조문록 작성은 윤 대통령의 도착 첫날이었던 전날 진행하는 방향으로 논의됐지만, 현지 교통 상황 등을 고려한 영국 왕실의 시간 조정으로 하루 미뤄졌다는 게 대통령실의 일관된 설명이다.

이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을 비롯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 등 다수 정상급 인사가 조문록을 작성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배가 불발됐거나 조문이 취소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각에선 대통령이 지각했다는 주장도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오히려 윤 대통령의 전용기가 런던에 먼저 도착해 30여분 이상 기다리는 일도 있었다"면서 "교통 상황이 좋지 않아 영국 왕실에서 참배 및 조문록 작성을 다음 날로 순연하도록 요청했고, 저희는 왕실 요청에 따라 그렇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전에 실수가 있었다, 홀대를 받았다는 것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날 김은혜 홍보수석이 말했듯 한 국가의 슬픔을, 특히 인류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가 더 큰 슬픔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도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조문 외교의 핵심은 국장에 참석하는 것"이라며 의전 실수, 윤 대통령 홀대 논란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임 대변인은 "두 가지 일정(도착 당일 조문 또는 도착 다음날 조문록 작성)을 모두 다 검토했고 영국 왕실, 의전 쪽과 다 협의를 했다"며 "대통령 행사는 현지 사정에 따라서 신축적으로 옮길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주영대사의 부재로 의전 실수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통령 행사는 현지 런던 채널뿐만 아니라 서울에서의 외교채널을 모두 활용해 이뤄진다"며 "현지에 있는 우리 공관도 유럽 내에서 꽤 큰 규모의 공관이고 대사대리 체제로서 지금까지 영국과 짧은 기간 내 조율을 해나가는데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진 외교부 장관이 윤 대통령의 해외 일정을 수행하지 않는 일은 드물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는 대통령 내외분만 참석할 수 있었다"며 "외교장관은 대통령의 유엔 방문에 앞서서 사전에 점검하고 지휘하고 하는 여러 역할이 있어 영국 방문을 수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조문 논란에 대해 "현지 여건과 왕실 안내로 불발된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조문록 서명은 전날 하든 뒷날 하든 결례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양자 방문은 대통령의 동선을 조금 더 세밀하게 짜는 게 가능하지만 한 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이런 큰 행사에서는 저희 뿐만 아니라 여러 정상의 동선이 겹치는 상황"이라며 "(도착 당일 조문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한) 플랜B는 항상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