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해 지난주에는 이강민 메타콩즈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이두희 최고기술책임자(CTO·멋쟁이사자처럼 대표)를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에 멋쟁이사자처럼 측도 메타콩즈 경영진에 대한 맞고소를 예고했다.
메타콩즈, "이두희가 판매자금 횡령"
21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콩즈는 프로그래머 출신 사업가인 이두희 씨(39)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 및 업무상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 13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천재 해커'로 방송가에서 유명세를 탔던 이 씨는 메타콩즈 법인 설립 초기부터 합류해 CTO로 재직하며 NFT 개발을 담당했다. 그는 CTO를 맡는 대가로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프로그래밍 교육업체 '멋쟁이사자처럼'의 메타콩즈 지분 50.7%를 받았다. 메타콩즈는 이두희 씨가 지난 7월 민팅한 'LGO(Life Goes On)프로젝트' 판매 대금 및 거래 수수료 약 931.625이더리움(당시 약 14억원 상당)을 횡령했다고 보고 있다. 이 씨가 판매자금 및 거래 수수료를 회사 지갑이 아닌 개인지갑으로 연결해 가져갔고, 네 차례 반환 요구를 했음에도 2개월째 돌려주지 않고있다는 것. 메타콩즈 측은 "임금체불 논란이 일자 최근 이 씨가 그중 5억원만 돌려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강민 메타콩즈 대표는 "인수인계 과정에서 이 씨의 지갑으로 송금된 판매 자금 중 일부가 3차례에 걸쳐 다른 지갑으로 이동했고, 그 지갑에서 다시 바이낸스 거래소로 옮겨지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2개월째 판매자금을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이 자금이 다른 지갑으로 옮겨지는 점 등을 토대로 법적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또 LGO 프로젝트 판매자금과 수수료 930여 이더리움 중 610이더리움가량을 임의로 이더리움에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로 스왑한 점도 문제로 삼았다. 메타콩즈 관계자는 "회사를 위해서였다고 해도 경영진과 한마디 상의 없이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메콩의 일방적 해임통보...고소할 것"
이에 대해 멋쟁이사자처럼 측은 이두희 씨의 개인지갑으로 옮긴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멋쟁이사자처럼 관계자는 "가상자산인 만큼 '법인 지갑' 개념이 없었고 기존에 개발팀 지갑으로 활용해왔던 지갑으로 판매자금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법인 인수를 진행 중인 만큼 재무 정산이 지연되고 있어 남은 금액을 반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와 함께 이두희 측도 메타콩즈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멋쟁이사자처럼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메타콩즈 정상화를 위해 멋쟁이사자처럼이 인수를 결정했고, 계약 체결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메타콩즈) 경영진에 의해 갑작스럽게 중단됐다"며 "일방적인 이두희 이사의 CTO 해임 통보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허위의 내용을 유포하는 메타콩즈 경영진에 대한 형사고소를 검토 중이며 메타콩즈 대표 해임과 새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분의 1토막...홀더들 눈물
메타콩즈는 지난 5월 루나·테라 사태 이후 전반적인 가상자산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여기에 해킹 이슈, 사업 부진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경영진은 현금흐름이 막히면서 사업 확장을 통해 추가 투자금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판단했고, 새로운 프로젝트인 LGO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찬·반이 갈리는 등 분쟁이 벌어졌고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비방·폭로전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 일부 홀더들은 메타콩즈 경영진에 대한 항의 표시로 SNS를 통해 합동 장례식에 나서는 등 항의 표시를 했다.결국 이두희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멋쟁이사자처럼에서 지난 7월23일 메타콩즈를 인수하기로 결정해 인수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이 과정에서 또다른 법적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연일 지속되는 악재에 일부 투자자들과 직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인수 결정이 나면서 50여 명이던 메타콩즈 직원 중 30명 이상이 권고사직을 당했고, 최근 임금체불까지 겪었다. 3500만원대까지 가던 메타콩즈 NFT 가격은 현재 100만원대로 떨어져 30분의 1토막이 난 상태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