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그동한 투자해 온 주요 기업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보도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텐센트 측은 부인했으나 당국의 독점 규제, 자사주 매입 계획 등을 볼 때 지분 정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텐센트가 중국 최대 음식배달업체 메이퇀, 부동산중개업체 KE홀딩스, 승차호출업체 디디추싱 등의 주식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사주 매입과 신사업 진출 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다. WSJ는 매각 대상으로 꼽히는 3개사의 텐센트 지분 가치가 290억달러(약 4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홍콩증시에 상장해 있는 텐센트는 시가총액 기준 중국 최대 기업이다. 전날 시총은 2조8000억홍콩달러(약 497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규제에 최근 1년 새 주가가 35%가량 하락했다. 최대주주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스퍼스가 지난 6월28일 텐센트 주식 매각 계획을 내놓은 것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텐센트는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주가를 방어하고 있다. 6월28일부터 9월19일까지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110억홍콩달러(약 1조9500억원)으로 집계됐다. 텐센트는 6월말 기준 현금 263억달러와 예금 187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채무도 480억달러여서 순부채가 29억달러(약 4조원)에 달한다.

텐센트 측은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텐센트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추가 자금이 필요하지도 않으며 매각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텐센트는 회사와 주주의 수익을 최우선으로 투자해 왔으며 다른 일정이나 목표는 없다"고 강조했다. 텐센트는 지난달 로이터통신이 메이퇀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을 때도 사실이 아니라고 대응했다.

시장에선 텐센트가 광범위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이란 예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투자를 정리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텐센트는 지난해 12월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의 주식 164억달러어치를 특별배당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또 지난 1월에는 싱가포르 전자상거래업체 씨의 주식 30억달러어치도 처분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