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한국은행도 걱정하는 전력소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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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가격 폭등에 무역적자 심화
"요금 인상해 전기 사용량 줄여야"
조미현 경제부 기자
"요금 인상해 전기 사용량 줄여야"
조미현 경제부 기자
![[취재수첩] 한국은행도 걱정하는 전력소비 증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209/07.23988752.1.jpg)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만난 자리에서 사견을 전제로 이렇게 말했다. 한은은 ‘물가 안정’이 지상 최대의 목표인 곳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로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오른다면 물가에는 기름을 붓는 게 될지 모른다. 그런데도 한은 내부에서 전기요금 인상론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무역수지 적자는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17% 넘게 뛰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강도 높은 긴축으로 나타난 글로벌 강(强)달러 현상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는 건 무역수지 적자로 수출국인 한국의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전력 소비는 줄어들지 않을 기세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7월 전력 판매량은 4만8533GWh(기가와트시)로, 전년 같은 달보다 5.6% 늘었다.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 전력 판매량은 이 기간 8.4% 늘었고, 상가건물·사무실 등에서 쓰는 일반용은 10.7%나 증가했다.
전쟁발(發)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대란으로 시름하는 유럽이 겨울철을 앞두고 내놓은 대책은 다름 아닌 ‘에너지 절약’이다. 유럽 각국 정부는 겨울철 실내 온도를 제한하고, 요리와 샤워마저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무역적자와 치솟는 환율로 제2의 국난(國難)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추운 겨울을 각오해야 한다”는 유럽의 해법을 한국도 참고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