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구글 스프루스구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수익 배분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제공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구글 스프루스구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수익 배분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제공
스트리밍 서비스의 강자 유튜브가 짧은 동영상 ‘쇼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내년부터 광고 수익을 배분한다. 음악 저작권료 부담을 줄여 영상에 음악도 자유롭게 넣을 수 있도록 한다. 짧은 동영상을 내세워 앞서나가고 있는 틱톡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쇼츠 수익 45% 크리에이터에게 배분”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구글 스프루스구스에서 열린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에서 “내년 초부터 쇼츠 동영상 사이에 광고를 도입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의 45%를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튜브가 짧은 동영상 서비스에서 조회 수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쇼츠 조회 수에서 해당 크리에이터의 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쇼츠는 유튜브가 틱톡에 대항하기 위해 2020년 출시한 15초짜리 동영상 서비스다. 유튜브가 수익 배분을 통해 쇼츠 활성화에 나선 것은 젊은 소비자들이 짧은 영상을 점점 더 많이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따르면 쇼츠는 하루 조회 수가 300억 회에 달한다. 한 달에 시청하는 로그인 시청자 수는 15억 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유튜브는 쇼츠 크리에이터들에게 수익을 배분하기 위해 지난해 1억달러 규모의 쇼츠 펀드를 조성했으나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모한 CPO는 “쇼츠 펀드를 시작했지만 짧은 동영상 시장의 놀라운 성장세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크리에이터가 성공해야 유튜브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음악 저작권료 부담도 줄여

CNBC는 “음악을 중심으로 짧은 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 틱톡의 빠른 성장세에 유튜브가 부담을 느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유튜브의 광고 수익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것도 쇼츠 크리에이터의 혜택을 늘린 이유로 꼽힌다. 유튜브의 광고 수익은 2020년 197억7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5% 증가했고, 지난해엔 288억4500만달러로 45.9% 늘어나는 등 성장폭이 커졌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광고 수익은 142억900만달러로 전년 동기(130억700만달러)에 비해 9.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크리에이터가 영상에 음악을 넣을 때 지불해야 하는 저작권료 부담도 덜어준다. 새로 도입되는 ‘크리에이터 뮤직’을 활용하면 크리에이터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음악 라이선스를 구입해 동영상에 사용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들이 선택권을 갖게 된다는 것이 기존 방식과 다른 점이란 설명이다. 음악에 대한 저작권을 선불로 낼 수 있고, 먼저 음악을 영상에 사용하고 추후에 해당 곡의 아티스트와 저작권자가 동영상의 수익을 공유할 수도 있다. 유튜브는 주요 음원 공급사들과 계약을 확대해 사용할 수 있는 음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리요 코헨 유튜브 글로벌 뮤직 책임자는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가 유튜브에서 연결되는 다리를 놓았다”며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유튜브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