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에 인공지능(AI), 자율운행 등이 적용된 미래형 무기가 대거 등장했다. 사진은 기아 수소연료전지 ATV 콘셉트카.  김범준 기자
21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에 인공지능(AI), 자율운행 등이 적용된 미래형 무기가 대거 등장했다. 사진은 기아 수소연료전지 ATV 콘셉트카. 김범준 기자
21일 개막한 아시아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코리아) 2022’에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K방산’ 업체들의 차세대 신무기가 쏟아졌다. 인공지능(AI), 로봇, 스텔스 기능을 탑재해 ‘미래 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무인화 무기가 대세를 이뤘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앞선 기술력을 기반으로 올해 100억달러 이상의 사상 최대 규모 수출을 달성하며 방산 역사를 새로 쓸 전망이다. 350여 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파키스탄 등 50여 개국 군 관계자들이 참석해 수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개막식에서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방산은 고부가 산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특수작전에 활용될 소형 다목적 헬기, 국산 다목적 수송기, 함재기 KF-21N을 공개했다. 내년 전력화 예정인 소형무장헬기(LAH)는 수㎞ 거리에서 적군 전차를 제압할 수 있는 공대지유도탄 등이 탑재된다. 강구영 KAI 사장은 “자주국방에 기여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반의 고부가가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의 유도무기인 ‘공대지 유도탄’에도 관심이 몰렸다. 소형 드론이 공중 공격을 할 수 있으며, 드론이 레이저로 표적을 지정하면 정밀타격도 가능하다. 함정용 전자전장비, 40㎏을 수송할 수 있는 드론 등도 전시했다. 대한항공은 적의 탐지에 걸리지 않도록 스텔스로 설계된 저피탐 무인기, 무인편대기 등을 공개했다. 3~4개의 무인기로 이뤄진 무인편대기는 유인기를 지원하고 호위하는 역할을 맡는다.

○똑똑한 지상무기 대거 등장

한화 계열사들은 DX코리아에 가장 큰 부스를 마련했다. ㈜한화,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이 차세대 무기체계를 선보였다. 한화디펜스는 자율주행 등 AI를 기반으로 설계한 지능형 다목적 무인 차량을, 한화시스템은 하나의 레이더로 전방위 표적을 탐지 추적하고, 미사일을 유도하는 3차원 위상배열 다기능레이더를 전시했다. ㈜한화는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 드론 탐지 및 무력화 시스템을 공개했다.

기아와 현대위아, 현대로템도 지상전에 활용할 수 있는 신무기를 내놨다. 현대위아는 AI 소프트웨어 기술로 드론의 공격을 방어하는 ‘안티 드론 시스템’을 처음 선보였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노르웨이에 수출하는 K2 전차와 105㎜ 포탑을 적용한 차륜형 장갑차 등을 소개했다. 한국타이어는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 차량에 공기가 없는 ‘에어리스 타이어’를 장착했다. 기아는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중형 트럭 콘셉트카, ATV(경량 고기동 차량) 콘셉트카 등 다양한 수소 군용차를 공개했다.

○신무기 수출 더욱 확대

이날 행사장을 찾은 50여 개국 군 관계자들은 국내 업체들이 선보인 신무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 FA-50 경공격기 구매를 협의 중인 슬로바키아의 야로슬라프 나드 국방장관은 행사장에서 이 장관과 만나 한국산 무기의 도입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무기체계 공동 개발, 기술이전, 해외 현지생산 등 수출 유형별 지원사항을 패키지화하겠다”고 말했다.

방산 중소기업들의 수출도 성사됐다. 무장 드론을 생산하는 미국 방산기업 제너럴아토믹스는 한국치공구공업, 휴니드테크놀로지, 우리로 등 방산 부품기업과 글로벌 부품공급망(GVC)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제너럴아토믹스는 차세대 무인기 등 모든 기종에 국내 기업들의 부품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형규/김일규/김동현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