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드대금을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는 리볼빙서비스, 높은 수수료율 때문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주의를 당부한 바 있는데요.

지난 3년간 금감원에 접수된 리볼빙 관련 민원만 260여건인데, 그 중 절반 이상이 불완전판매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슬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카드사 상담원 : 고객님, 우리카드 이용하면서 신용관리 잘해주셔서 예방차원으로만 결제비율 100%로 우리카드 전산에 등록만 해드리고 있는데요. 이용료나 가입비, 연회비 없으세요. 신용도 되시는 분만 등록 가능한 서비스라 제가 확인차 연락드렸고요. 가능하면 등록해놓는게 좋으신데 고객님도 괜찮으시죠?]

카드사에서 걸려온 리볼빙서비스 가입 권유 전화입니다.

전화를 받은 소비자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상품설명을 하고 '이용료나 가입비가 없다'며 자연스럽게 가입을 유도하는데, 수수료에 대한 설명은 쏙 빠져있습니다.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리볼빙서비스 관련 민원은 총 25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그 중 절반 이상은 소비자에게 리볼빙서비스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가입을 시킨 '불완전판매'로 나타났습니다.

리볼빙서비스는 카드대금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해 일시적인 연체를 막아주는 서비스인데, 그 수수료율은 카드론 이자보다 비쌉니다.

만약 밀린 카드대금을 바로 갚지 못 하고 이월이 수개월간 지속되면, 카드소비자가 향후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입니다.

특히 이 수수료율은 변동될 수 있어 처음 약정한 수수료율보다 더 높아지기도 하는데, 이를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다는 불완전판매 민원들이 실제 금감원에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금감원은 카드사의 설명 의무를 강화한 리볼빙 판매 개선방안을 발표했지만, 시행 한 달을 앞두고 여전히 사은품 등을 미끼로 한 절판마케팅이 성행 중입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 리볼빙 서비스 수수료율이 카드론 수수료율보다 무려 3%p가 더 높은 사실상 고금리 서비스인데,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고객들에게 전가하는 형식이 돼서, 결국 '빚폭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선 철저한 실태조사를 거쳐 각종 정책적, 제도적으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 7월말 기준 리볼빙 이월잔액은 5,800억 원 수준.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막무가내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리볼빙 영업이 카드소비자들의 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단독] "고객님, 이걸 등록하시면요~" 3년간 리볼빙 민원만 26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