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기시다, 2년9개월만 '대화 물꼬'…한일관계 정상화까진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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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갈등 해결 첫걸음" 평가…국제사회 연대·북핵 공조 등 공감대
극심한 진통 끝 어렵사리 성사…'뇌관' 과거사 문제 논의 안 돼 한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대좌'는 한일관계 복원과 발전을 위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진 이날 양자 회담은 지난 2019년 12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 청두에서 만난 이래 2년 9개월여 만에 이뤄진 한일정상회담이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회담 직후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상 간 소통을 계속 이어나가고, 외교 당국 간 대화에도 속도를 높이자는 합의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 간에 여러 갈등이 존재함에도 양 정상이 만나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떼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두 정상이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한 만큼 외교 실무 당국자 간 협의 채널 정례화 등 후속 조치가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번 회담은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했다는 인식 속에, 이를 다시 정상화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토대로 성사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을 "세계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으로 규정했다.
더 나아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계승을 천명, 이를 바탕으로 한일관계의 빠른 회복과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선언은 지난 1998년 10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으로 미래지향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한일관계 회복을 국제 사회가 직면한 복합 위기의 한 극복 방안으로서 접근해왔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인도·태평양 역내 안정을 위해 한미일 3각 공조와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차원에서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보편적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하자는 데 공감하고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역내 안보의 최대 위협 요소로 꼽히는 북핵 대응 공조도 주요 의제로 부각됐다.
이 부대변인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국 정상이 대화의 물꼬를 튼 데서 더 나아가 임기 내 실질적인 관계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국이 회담 성사에 이르기까지 전례 없는 '기 싸움'으로 극심한 진통을 겪은 것이 단적인 예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한일정상회담과 관련, "서로 이번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흔쾌히 합의됐다"고 공개했다.
그러자 일본 측은 한국 측이 회담 여부를 선제적으로 공개한 데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했다.
기시다 총리가 전날 "그렇다면 반대로 만나지 않겠다"고 언급한 사실이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됐으며, 이에 대통령실은 이날까지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상황 관리'에 나섰다.
한국 내 뿌리 깊은 반일 여론이나, 한일관계 개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일본 집권 자민당 내 목소리를 극복하는 것도 넘어야 할 주요 장애물로 꼽힌다.
특히 강제 노역 배상 등 과거사 문제는 양국 간 협의를 장시간 공전시킬 수 있는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일 외교장관은 지난 19일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나, 양국 정상이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한일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를 언급할 여력과 경황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너무 많은 변수와 장애물을 넘었기 때문에 두 정상이 만난 것만 해도 일단 숨을 돌렸다"며 "이제 새로운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극심한 진통 끝 어렵사리 성사…'뇌관' 과거사 문제 논의 안 돼 한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대좌'는 한일관계 복원과 발전을 위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진 이날 양자 회담은 지난 2019년 12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 청두에서 만난 이래 2년 9개월여 만에 이뤄진 한일정상회담이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회담 직후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상 간 소통을 계속 이어나가고, 외교 당국 간 대화에도 속도를 높이자는 합의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 간에 여러 갈등이 존재함에도 양 정상이 만나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떼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두 정상이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한 만큼 외교 실무 당국자 간 협의 채널 정례화 등 후속 조치가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번 회담은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했다는 인식 속에, 이를 다시 정상화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토대로 성사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을 "세계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으로 규정했다.
더 나아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계승을 천명, 이를 바탕으로 한일관계의 빠른 회복과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선언은 지난 1998년 10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으로 미래지향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한일관계 회복을 국제 사회가 직면한 복합 위기의 한 극복 방안으로서 접근해왔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인도·태평양 역내 안정을 위해 한미일 3각 공조와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차원에서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보편적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하자는 데 공감하고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역내 안보의 최대 위협 요소로 꼽히는 북핵 대응 공조도 주요 의제로 부각됐다.
이 부대변인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국 정상이 대화의 물꼬를 튼 데서 더 나아가 임기 내 실질적인 관계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국이 회담 성사에 이르기까지 전례 없는 '기 싸움'으로 극심한 진통을 겪은 것이 단적인 예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한일정상회담과 관련, "서로 이번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흔쾌히 합의됐다"고 공개했다.
그러자 일본 측은 한국 측이 회담 여부를 선제적으로 공개한 데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했다.
기시다 총리가 전날 "그렇다면 반대로 만나지 않겠다"고 언급한 사실이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됐으며, 이에 대통령실은 이날까지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상황 관리'에 나섰다.
한국 내 뿌리 깊은 반일 여론이나, 한일관계 개선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일본 집권 자민당 내 목소리를 극복하는 것도 넘어야 할 주요 장애물로 꼽힌다.
특히 강제 노역 배상 등 과거사 문제는 양국 간 협의를 장시간 공전시킬 수 있는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일 외교장관은 지난 19일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나, 양국 정상이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한일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를 언급할 여력과 경황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너무 많은 변수와 장애물을 넘었기 때문에 두 정상이 만난 것만 해도 일단 숨을 돌렸다"며 "이제 새로운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