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
KB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인력을 증원하는 등 관련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대체자산 운용 업무를 중심으로 시장 내 입지를 조금씩 넓혀가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약 두 달간 KB자산운용은 연금&유가증권부문 산하 'OCIO본부'의 인력 4명을 새로 충원했다. 이로써 7월 말 기준 5명에 그쳤던 본부 인력은 총 9명으로 확대됐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쟁사 출신 인력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김동진 솔루션본부 OCIO컨설팅부 차장을 자사 OCIO전략컨설팅팀 팀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펀드평가사 출신인 박재우 차장도 영입했다. 박 차장은 직전까지 펀드평가회사인 KG제로인에서 연기금투자풀 성과 평가와 리스크관리, OCIO 제도 개선 자문을 맡았다. 박 차장은 앞서 지난 5월께 퇴사한 핵심인력 여환영 OCIO전략실 차장의 빈 자리를 채운다.

KB운용을 떠난 여 차장은 시장 선두업체인 삼성자산운용에 새 둥지를 틀었다. 투자풀사업본부 OCIO자문팀 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 삼성운용은 펀드평가사와 운용사 등을 두루 거친 그를 삼고초려를 통해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 팀장은 금융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서 정부기금 여유자금 운용계획 적절성을 짚는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펀드와 기금 등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물로 평가 받는다.

KB자산운용은 구멍을 배로 보강했다. 각각 한국펀드평가(KFR)와 KG제로인·에프앤가이드 출신인 김 팀장과 박 차장을 주도적으로 영입한 인물은 홍준 OCIO전략실장이다. 홍 실장도 한국펀드평가 등 여러 평가사를 두루 거친 인물인 만큼 평가사 인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영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회사는 흥국자산운용에서 기관 마케팅을 담당한 이선정 대리와 신입사원 등 총 2명을 잇따라 충원, OCIO전략실에 배치했다. 이번 증원이 단순히 여 팀장 등 핵심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충원이라기보다는 조직·사업 확장의 일환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잇단 증원으로 연금&유가증권 부문 산하 OCIO본부는 진영을 갖춰가는 모습이다. 이 본부는 차승우 상무가 본부장으로서 총괄하고 있다. 본부 아래 '대체투자OCIO실'과 'OCIO전략실' 등 2실로 구성된다.

OCIO전략실은 올 5월 조직 개편을 기해 'OCIO전략컨설팅팀'과 '리스크관리팀' 등 두 부문으로 관리되고 있는데 새로 합류한 김동진 팀장과 박재우 차장이 OCIO전략컨설팅팀을, 홍준 실장(팀장 겸직)과 이선정 대리가 리스크관리팀을 이끌고 있다.

아울러 건강보험공단 전담 조직인 대체투자OCIO실엔 차승우 본부장(실장 겸직)을 비롯해 건강보험공단 대체투자 위탁운용 전담인력 3명(허재웅 부장·김강현 부장·임주현 대리), 신입사원 등 5명으로 꾸려졌다. 앞서 2020년 KB자산운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체투자 주간운용사로 선정돼 7000억원 규모 자금을 굴리고 있다. OCIO사업에 뛰어든 이후 유치한 첫 외부 위탁 자금이다.

KB자산운용은 대체투자 인력을 충원해 연말까지 OCIO 조직 규모를 최소한 10명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퇴직연금 시장에서 대체투자 비중이 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건강보험공단 전담 팀 이외의 기타 대체투자 전담 팀을 새로 꾸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체투자OCIO실 내 두 개팀으로 쪼갠다든가 실 내에서 건강보험공단 대체자산 전담 인력과 기타 대체투자 인력을 나눈다든가 하는 식이다. 공단 등과의 의논을 거쳐 이달 중으로 조직개편을 마무리한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민간 영역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선 컨설팅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서 관련 전략과 사후관리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이들을 최근 채용했다"며 "전통자산의 부진한 수익률을 만회할 대안이 대체자산일 것이라는 판단이기 때문에 대체투자 인력도 꾸준히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