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침체+푸틴…파고 휩싸인 코스피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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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또 0.75%포인트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때마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협박'까지 가세했다. 국내 증시가 파고에 휩싸이고 있는 모양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내내 증시가 하방 압력을 맞은 것도 고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에서 기인한 만큼, 이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증시 상단은 제한되는 박스권 흐름을 전망"이라며 "10월부터 시작되는 3분기 실적시즌 결과에 따라 박스권 내에서 증시의 탄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확정 실적 기준 코스피의 후행 PBR은 0.9배수준으로 지난 7월 4일 연저점 및 역사적 하단 수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수의 하방 경직성은 견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격적 금리인상 기조와 더불어 달러 강세 기조가 확대되고 장기 국채 금리가 경기침체 이슈를 반영하며 하락한 점 등은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96.10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0.5%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란 시장 예상은 크게 달라진게 없기 때문에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러시아 리스크와 Fed의 금리 인상은 어제 증시에 일부 선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히려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 관련주의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52주 신저가 부담이 국내 증시의 부진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이 강하게 나올 때 증시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달라진게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이는 6월 점도표상의 중간값인 3.4%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4.4%를 맞추려면 1.25% 포인트의 인상이 필요하다. 점도표에서는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4.6%로 6월(3.8%)보다 0.8%포인트 상향됐다. 19명의 위원 중 12명이 내년 기준금리를 4.5% 이상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을 다시 웃돌게 됐다. Fed가 지난 7월 재차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뒤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약 2년 반 만에 한국(2.25%)을 상회했다. 이후 지난 8월 한국은행의 0.25%포인트 인상 조치로 양국이 같아졌으나 이번에 다시 격차가 0.75%포인트로 벌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도 올해 남은 10월, 11월 두 차례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보다 1.5%포인트나 낮은 0.2%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경기침체와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해 말 기준 실업률 전망은 6월 3.7%에서 3.8%로 0.1%포인트 올랐다. 내년 말 실업률은 4.4%로 더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제폼 파월 Fed의장의 메시지도 분명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FOMC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굳건하게 결심한 상태"라며 물가상승률을 둔화하는 작업이 끝날 때까지 "이 일(통화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인상으로 결국 경기가 연착륙에 실패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파월 의장은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도 "더욱 제약적인 정책의 결과로 연착륙 확률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고 덧붙였다. 다음 금리인상 규모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나와 FOMC의 견해로는 가야할 길이 멀다"고 했다.
Fed의 금리 결정 이후 증시는 잠시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고강도 긴축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점과 그에 따라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는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2007년 이후 처음으로 4.1%를 돌파했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서며 3.5%대로 떨어졌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를 밑도는 금리 역전이 더욱 심화하면서 침체 위험은 더 깊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111을 돌파하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달러화 강세와 원유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달러(1.2%) 하락한 배럴당 82.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이런 강력 경고는 우크라이나 전황이 러시아에 불리하게 전개되면서 러시아가 상황을 오판해 핵 등 전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주요국은 러시아의 핵위협을 일제히 규탄하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실패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도 지지 않았다. 제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 3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동원령을 전격 발표한데 이어 서방이 러시아에 핵협박을 하고 있다며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공갈과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불가피
미국 중앙은행(Fed)의 더욱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확인한 점은 22일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특히 경기 침체 이슈 및 주택관련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를 표명한 점에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내내 증시가 하방 압력을 맞은 것도 고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에서 기인한 만큼, 이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증시 상단은 제한되는 박스권 흐름을 전망"이라며 "10월부터 시작되는 3분기 실적시즌 결과에 따라 박스권 내에서 증시의 탄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확정 실적 기준 코스피의 후행 PBR은 0.9배수준으로 지난 7월 4일 연저점 및 역사적 하단 수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수의 하방 경직성은 견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격적 금리인상 기조와 더불어 달러 강세 기조가 확대되고 장기 국채 금리가 경기침체 이슈를 반영하며 하락한 점 등은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96.10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0.5%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란 시장 예상은 크게 달라진게 없기 때문에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러시아 리스크와 Fed의 금리 인상은 어제 증시에 일부 선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히려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 관련주의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52주 신저가 부담이 국내 증시의 부진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이 강하게 나올 때 증시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 내년 최종 금리 4.6% 예상
미국 중앙은행(Fed)이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또 0.7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서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는 3.00%~3.25%로 높아졌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자 이례적으로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에 나선 것이다. 시장의 예상과 일치했다.하지만 달라진게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이는 6월 점도표상의 중간값인 3.4%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4.4%를 맞추려면 1.25% 포인트의 인상이 필요하다. 점도표에서는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4.6%로 6월(3.8%)보다 0.8%포인트 상향됐다. 19명의 위원 중 12명이 내년 기준금리를 4.5% 이상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을 다시 웃돌게 됐다. Fed가 지난 7월 재차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뒤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약 2년 반 만에 한국(2.25%)을 상회했다. 이후 지난 8월 한국은행의 0.25%포인트 인상 조치로 양국이 같아졌으나 이번에 다시 격차가 0.75%포인트로 벌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도 올해 남은 10월, 11월 두 차례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갈 길 멀다"
Fed의 이 같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은 인플레이션 예측과 맞물려 있다. Fed는 경제전망요약(SEP) 자료에서 올해 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5.4%로 제시했다. 6월(5.2%)보다 상향 조정했다. SEP상 물가상승률은 내년 말 2.8%, 2024년 말 2.3%로 내려간 뒤 2025년 말에야 연준 목표인 2%로 수렴될 것으로 예상됐다.반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보다 1.5%포인트나 낮은 0.2%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경기침체와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해 말 기준 실업률 전망은 6월 3.7%에서 3.8%로 0.1%포인트 올랐다. 내년 말 실업률은 4.4%로 더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제폼 파월 Fed의장의 메시지도 분명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FOMC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굳건하게 결심한 상태"라며 물가상승률을 둔화하는 작업이 끝날 때까지 "이 일(통화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인상으로 결국 경기가 연착륙에 실패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파월 의장은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도 "더욱 제약적인 정책의 결과로 연착륙 확률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고 덧붙였다. 다음 금리인상 규모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나와 FOMC의 견해로는 가야할 길이 멀다"고 했다.
美 증시 털썩…유가도 하락
미국 증시는 FOMC 회의 결과에 일시 오름세를 보였으나, 고강도 긴축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에 하락했다. 21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522.45포인트(1.70%) 하락한 3만0183.78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6.00포인트(1.71%) 밀린 3789.9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04.86포인트(1.79%) 떨어진 1만1220.19로 거래를 끝냈다.Fed의 금리 결정 이후 증시는 잠시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고강도 긴축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점과 그에 따라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는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2007년 이후 처음으로 4.1%를 돌파했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서며 3.5%대로 떨어졌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를 밑도는 금리 역전이 더욱 심화하면서 침체 위험은 더 깊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111을 돌파하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달러화 강세와 원유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달러(1.2%) 하락한 배럴당 82.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커지는 푸틴 리스크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내리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듯한 메시지를 내자 심각한 후과를 거론하면서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비확산 체제(핵무기비확산조약) 의무를 무모하게도 무시하며 유럽을 상대로 공공연한 핵 위협을 했다"면서 "핵전쟁은 승자가 없는 전쟁이며,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신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없었던 형태로 전쟁의 양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확전이나 최악의 경우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미국의 이런 강력 경고는 우크라이나 전황이 러시아에 불리하게 전개되면서 러시아가 상황을 오판해 핵 등 전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주요국은 러시아의 핵위협을 일제히 규탄하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실패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도 지지 않았다. 제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 3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동원령을 전격 발표한데 이어 서방이 러시아에 핵협박을 하고 있다며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공갈과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