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고 1,434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2일 발표한 '한미 기준금리차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각각 2.5%, 2.375%로 한국이 미국보다 0.125%포인트(p) 높았지만 21일(현지시간)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0.625%p 높아졌다.
지난 7월에 이어 또다시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발생한 것이다. 한경연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응해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이나 '빅 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0.125%∼0.375%p로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기준금리 역전 현상은 최근 고공행진 중인 환율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한경연은 전망했다.
한경연이 한미 기준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 폭이 한국의 기준금리 변동 폭보다 1%p만큼 커질 경우 원/달러 환율의 상승률은 8.4%p 추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매매기준 원/달러 환율은 올해 1월 1,202.4원에서 지난달 1,347.5원으로 급등했고, 작년 같은 달 대비 원/달러 환율의 상승률도 같은 기간 7.9%에서 15.7%로 뛰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다음 달 한국은행 금통위의 금리 인상 시나리오별로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예측하면 한국은행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을 경우 미국과 한국의 작년 동월 대비 기준금리 변동 폭 격차는 1%p만큼 벌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환율 상승률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4% 확대돼 원/달러 환율이 1434.2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한경연의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통위가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에 나서도 한미 간 기준금리 인상 폭 격차는 여전히 0.75%p만큼 벌어져 환율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3% 상승하고, 환율도 1,409.6원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민간의 금융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이라 한국은행은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을 따라가기 어렵다"며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상승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무역수지 관리 중심의 외환시장 안정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