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톤(Peloton)사용자 모습.
펠로톤(Peloton)사용자 모습.
홈트레이닝 플랫폼 업체 펠로톤의 경영 개선을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창업자가 물러나고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데 이어 이번주에는 새로운 운동기구인 로잉머신 제품 라인까지 선보였다. 이같은 고군분투에도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실적부진과 재무 악화에 펠로톤 매각설이 또한번 고개를 드는 배경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펠로톤이 거친 물살에 직면했다며 ‘누군가 펠로톤의 자전거를 타야할 시간인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펠로톤은 올들어 주가가 70% 폭락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홈트레이닝 열풍이 불면서 펠로톤은 대표적인 수혜주로 자리잡았으나 팬데믹 이후 소비자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사업부진 책임으로 최근 경영진이 대거 교체됐다. 펠로톤은 공동 창업자인 존 폴리와 히사오 쿠시 등 지난주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창업자인 폴리가 CEO서 물러나고 넷플릭스 CFO, 스포티파이 CFO 등을 역임한 배리 맥카시를 영입해 회사를 이끈지 불과 7개월 만에 나온 소식이다. 당시 펠로톤은 감원을 결정했고 지난달에는 더 많은 해고를 발표했다. 이는 구조조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CNN은 설명했다.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로잉머신 가격이 3195달러인데 이 제품도 회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펠로톤이 깊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방법으로 인수합병(M&A)이 거론되고 있다. 요가복의 대명사로 불리는 룰루레몬(LUU)이 2020년 홈 피트니스 플랫폼 기업 미러를 5억달러에 사들인 것을 감안하면 펠로톤과 스포츠 의류기업 혹은 기술 기업간의 합병이 타당성이 없는 건 아니다.

나이키(NKE)나 아디다스(ADDF)가 잠재적인 펠로톤의 인수 대상자가 될 수 있다. 두 기업은 최근 펠로톤 브랜드의 의류 컬렉션도 출시했다. 애플(AAPL)과 구글은 각각 애플워치와 핏비트를 기반으로 이미 피트니스 기술시장에서 큰손이다. 두 회사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마음만 먹는다면 펠로톤을 인수하는게 어렵지 않다. 펠로톤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초 50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뒤 줄곧 떨어져 최근에는 34억달러에 불과하다.

아마존(AMZN)도 펠로톤의 잠재적인 인수 후보다. 아마존은 M&A에 굉장히 적극적이다. 지난달 로봇청소기업체 아이로봇(IRBT)을 17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펠로톤과 협력해 아마존 사이터에서도 펠로톤 제품을 살 수 있게 됐다. 나이키와 아마존 모두 매카시 CEO가 영입되기 직전인 지난 2월 펠로톤 인수 후보로 각종 언론을 통해 거론됐다.

월가 주요 투자 자문사 에버코어 ISI의 슈웨타 카주리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펠로톤은 아직까지 가장 강력한 인수 대상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펠로톤이 긍정적인 현금흐름을 시작할 수 있도록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펠로톤은 그 이후에 매력적인 인수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