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가치 앞세운 美 동맹외교에 맞서 '발전' 화두로 세 규합
中, 다자무대서 '시진핑 경제·안보구상 동조 확산' 모색
중국이 다자 외교 무대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제 경제·안보 구상 홍보에 주력하며 미국에 맞설 동조 세력 규합에 열을 올리고 있다.

2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발전이니셔티브(GDI) 우호 그룹' 각료회의를 주재했다.

GDI는 시 주석이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영상 연설에서 제기한 것으로 '발전 우선', '인민 중심', '호혜와 포용·혁신 견지', '인류와 자연의 공생' 등이 주요 내용이다.

미국이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우호국을 규합해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려는 상황에서 이념보다 경제 발전을 우선시하자는 기치 아래 우호 세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왕이 부장은 "발전은 각국의 평등한 권리"라며 "협력과 공영을 견지하고, 공평한 발전 환경을 조성하며 각국이 발전에 있어 평등한 권리와 기회를 보장받게 하고, 어느 국가와 개인도 낙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어 21일 제2차 중동안보포럼 개막식에 영상으로 참가해 시 주석의 국제 안보 구상인 글로벌안보이니셔티브(GSI)를 강조했다.

왕 부장은 "시 주석은 지난 4월 GSI를 제시하면서 각국이 공동의 안보를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대적 과제에 명확히 답했다"며 이는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GSI 이행을 계기 삼아 중동 국가 및 국제사회와 함께 중동 안보의 새로운 틀을 추진하기를 원한다"고 부연했다.

시 주석이 지난 4월 자국에서 열린 보아오(博鰲) 포럼 화상 연설에서 제안한 GSI는 주권 존중과 영토 보전, 내정불간섭,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 존중, 냉전 사고 및 일방주의 반대, 안보 불가분 원칙 견지 등을 내용으로 한다.

특히 이 구상이 강조하는 '안보 불가분 원칙'(일국의 안보를 위해 타국 안보를 희생시키면 안 된다는 의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에 대항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켰다는 러시아의 입장에 대한 암묵적 지지와 연결되는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의 외교 책임자가 유엔 등 무대에서 이런 시 주석의 경제·안보 구상을 역설하는 것은 우선 '중국 포위'에 방점 찍힌 미국의 '동맹 중심' 외교에 맞서 동조세를 규합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또 내달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제20차 당 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시 주석 집권 연장의 명분을 부각하는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中, 다자무대서 '시진핑 경제·안보구상 동조 확산' 모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