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따라잡기

미 Fed 3연속 '자이언트 스텝' 결정
주식 투자 '중립' 의견…"단기 국채 매력 높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중앙은행(Fed)은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자 이례적으로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시장에선 주식보단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선진시장(DM)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면서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와 가파른 금리 인상의 여파가 주식 밸류에이션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간밤 미 Fed가 기준금리를 또 0.75%포인트 인상했다.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것. 이에 따라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는 3.00~3.25%로 인상됐다. 3월부터 시작해 이번까지 5차례 연속 인상되면서 미국의 기준 금리는 2008년 1월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시장에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긴축 과정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얼마나 빨리 떨어지는지, 기대인플레이션이 (목표치 근방에서) 고정돼 있는지 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주식시장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랙록은 "임박한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주식 밸류에이션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주식 투자에 대해선 '중립' 의견을 내놨다.

블랙록은 주식보단 신용 등급이 높고, 만기가 짧은 채권을 추천했다. 웨이 리 블랙록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책 금리의 시장 가격이 너무 매파적이고, 경기 침체 위험이 과소 평가된 만큼 단기 국채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신용 등급이 높은 채권이 주식보다 경기 침체를 더 잘 견뎌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채권으로, 물가 상승률에 따라 원리금이 변동되는 구조를 가진다.

블랙록은 올 연말까지 미 Fed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봤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와 경기 침체 등의 우려로 장기적으론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봤지만,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감안했을 때 단기간 내 금리 인상 중단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