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민 허들러스 대표
유성민 허들러스 대표
“데이터는 정답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유성민 허들러스 대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그로스해킹의 문화가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이지만, 사실 문제를 해결해주는 도구는 크리에이티브”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데이터를 강조하다 보니, 인간을 탐구하고, 고객을 설득하기 위한 카피 같은 추상적인 것들의 중요성이 줄어들다가, 쿠키리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시 한번 브랜딩, 마케팅의 본질이 주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데이터를 판매하는 사람이지만 데이터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도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데이터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크리에이티브한 가설을 검증해주는 도구일 뿐, 그 이상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유 대표는 구글 애널리틱스 강사로 유명하다. 러닝스푼즈, 코드스테이츠, 패스트캠퍼스, 신한은행, NS홈쇼핑 등 B2B와 B2C를 가리지 않고 여러 곳에서 강의하고 있다.

Q: 허들러스는

A: 비즈니스의 현 문제 상황을 진단하고 그로스 마케팅의 전체 프로세스 중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은 뒤, 그에 대한 기술적 대응 및 노하우를 제공하는 테크 기반의 컨설팅 업체다.

그로스 마케팅은 제품 또는 서비스의 시장 검증 파악(PMF)부터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바이럴 전략까지의 총체적인 과정을 담당하며,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데이터 중심의 마케팅 방법론이다.

현재 허들러스는 OB맥주, SPC, 이랜드 패션, NS홈쇼핑, 데이터 스타즈, AI양재 허브, 샌드박스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그로스 마케팅 프로젝트 협업을 하고 있다.

Q: 성공 사례는

A: 마케팅에서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고객을 설득해 우리 서비스/제품의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이다. 최근 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의 퍼포먼스 광고를 담당하게 됐다. 기존에는 광고비를 100만원 쓰면, 매출이 90만원이 나오는(ROAS 90%) 수준이었다.

첫 기획 단계부터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이 사람들이 어떤 고민점을 가지고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리고 고객의 고민점들을 열거한 뒤,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발행해 광고를 집행했더니, 2~3개월만에 해당 제품의 ROAS가 800만원 광고비로 사용해서 4000만원 매출이 발생했다.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해 기업이 어떤 메시지를 가지고 다가가느냐에 따라 성과가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Q: 구글 애널리틱스는

A: 구글 애널리틱스는 고객이 어디서 우리 웹사이트에 들어왔고, 어떤 버튼을 클릭했는지, 장바구니에 어떤 물건을 담았는지 등 고객의 모든 행동 패턴을 보기 쉬운 리포트로 제공해주는 무료 툴이다(유료 버전도 있긴 하다). 구글 애널리틱스는 현재 국내 웹 로그 분석 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구글 애널리틱스는 버전 3인, 유니버셜 애널리틱스(UA)다. 2023년 7월 UA의 서비스가 중단되고, 웹과 앱을 동시에 추적해 데이터를 관측할 수 있는 구글 애널리틱스4(GA4)가 차세대 분석 툴로 사용될 예정이다.

UA를 사용하던 고객들은 UA가 익숙하고 GA4가 너무 어려워서 서비스 중단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그래서 조만간 GA4 활용에 대한 강의를 론칭할 예정이다.

Q: 마케터로서 강점은

A: 1등 마케터는 아니지만 ‘희소한 마케터’가 됐다. 구글 애널리틱스를 업무에 사용하게 되며 그냥 마케터가 아닌 데이터 분석을 할 줄 아는 마케터가 됐다. 또 데이터 분석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개발 영역의 공부를 하게 되며, 개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데이터 분석을 할 줄 아는 마케터가 됐다.

그리고 제가 배운 지식을 활용하면서 컨설팅이나 강연을 다닐 수 있는, PR이 가능한 마케터가 됐다. 마케팅은 결국에 비용 대비 매출을 계산하는 분야다. 성과를 정확하게 추적하기 위해서는 변동비과 고정비 개념 등 기초적인 수준의 회계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는 개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회계 지식을 가진 마케터가 되어가고 있다.

■ Interviewer 한 마디

유성민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GA4 활용 가능자, 매체 믹스 전략 기획 가능자 등 눈에 보이는 스킬을 요구하다 보니, 마케터들이 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눈에 보이는 스킬보다 중요한 것은 넓은 시야를 가지고 비즈니스 모델과 인간을 탐구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구글 애널리틱스를 잘하는 사람보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파악하고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카피 메시지를 기획하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스킬은 어디까지나 가설을 검증해주는 ‘수단’일 뿐이고, 고객과 인간을 탐구하는 마케터가 돼야 한다는 유 대표의 주장은 주목할만하다.

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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