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홍보모델인 배우 손석구(가운데)가 유독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LG유플러스
유독 홍보모델인 배우 손석구(가운데)가 유독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15일 신개념 구독 플랫폼인 ‘유독’을 출시했다. 유독은 고객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필요한 제휴 서비스만 골라 구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타사 구독 서비스와 달리 서비스 가입 및 해지가 간편하다. 넷플릭스 등의 서비스 가입 때 5%에서 최대 반값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개 이상의 서비스를 조합해 구독할 경우 할인율이 더 커지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유독의 새로운 시도는 MZ세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제휴 상품 중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등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와 요기요, GS25, 올리브영 등 생활 편의서비스의 구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에 대한 호평은 철저한 이용자 분석에서 시작됐다. LG유플러스는 유독 서비스 출시에 앞서 20~69세 통신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 이용행태를 조사했다. 매번 반복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해주는 ‘시간 절감형’ 구독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지만 실제 이용률은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일리커피, 올리브영, 요기요 등 식품 배달 쇼핑 분야에서 높은 신뢰도를 보유한 파트너사와 손을 잡았다.

현재 유독에는 △OTT·미디어(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유튜브 프리미엄, 모두의할인팩, V 컬러링) △배달·여가(요기요, 쏘카, 일리커피) △식품(CJ외식, CJ더마켓, GS25) △교육·오디오(윌라, 시원스쿨, 딸기콩) △쇼핑·뷰티·미용(올리브영, 엔펩) △유아(손꼽쟁이, 앙팡, 엄마의 확신, 오이보스) △청소·반려동물(세탁특공대, 어바웃펫) 등의 분야에 속한 서비스 제공업체가 참여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황 1 현명하고 합리적인 소비자
도전 1 고객 입장에서 생각

LG유플러스는 유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고객 편의성과 할인혜택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실제로 기존 구독 상품은 사업자가 지정한 서비스를 바꿀 수 없고 일부 부가적인 서비스만 선택이 가능하다. 고객은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를 구독하고 매월 비용을 부담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를 고려해 LG유플러스는 서비스 선택의 제한없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만 골라 구독할 수 있게 했다. 또 매월 다른 서비스로 바꿔 선택하는 게 가능하도록 구조를 짰다. 예컨대 OTT를 즐기는 MZ세대 고객의 경우, 티빙과 유튜브 프리미엄을, 자취를 하는 1인 가구 고객은 일리커피와 요기요를, 생필품이 필요한 키즈맘 고객은 디즈니+와 올리브영을 각각 선택해 구독할 수 있다.

유독 이용 고객은 하나의 서비스만 선택해도 매월 최소 5%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2개 이상을 선택할 경우 매월 최대 50%의 이용료를 할인받는 게 가능하다. 만약 기존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 중인 고객이 유독을 통해 유튜브 프리미엄을 재선택하면,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이용 요금은 매월 5% 할인된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요기요 두 가지 구독 서비스를 조합하면 월 이용료 할인율은 25%로 높아진다.

LG유플러스는 모든 고객이 유독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 의견을 반영한 서비스 개선도 지속할 방침이다. 현재 유독은 LG유플러스 모바일 고객만 이용할 수 있지만, 연내 타 통신사 가입 고객에게도 유독 가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고객이 보다 쉽게 유독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용 앱도 개발할 예정이다.

상황 2 바쁜 소비자
도전 2 최대한 간결하게

LG유플러스는 기존 구독 서비스에 대한 반응을 분석한 결과, ‘불편한 해지 절차’에 대해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대부분의 구독 서비스가 가입은 쉽지만 해지를 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치도록 구성돼있다. 실제로 상당수 고객은 해지 절차가 복잡함, 또는 해지의 귀찮음 때문에 구독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가입뿐만 아니라 해지도 버튼 클릭 한 번으로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구성했다. 복잡한 해지 절차로 고객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선택을 받겠다는 취지다. 고객이 가장 편안하게 유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LG유플러스의 판단이다.

고객은 유독 페이지에서 자신이 구독 중인 서비스를 쉽게 확인하고, 개별 서비스 가입 및 해지도 한 번에 할 수 있다. 유독을 통해 다수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인 고객은 앱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자신이 가입한 서비스를 관리할 수 있다.
해지도 가입만큼 간편한 LG유플러스 구독서비스 ‘유독’

상황 3 포화 시장
도전 3 틈새 공략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구독 경제 시장은 2025년 4782억 달러(약 622조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구독경제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성장의 중심에는 OTT와 쇼핑·가전렌탈 등의 서비스가 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자가 많은 구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특화 시장 공략에도 집중하고 있다.

집중 고객군으로 MZ세대 1·2인가구와 미취학·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로 설정했다. 조사 결과 일반적인 20~69세 고객의 86%는 매월 3.2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1·2인가구와 미취학·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 등 핵심 타깃 고객층은 약 6~7개의 서비스를 구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1·2인가구를 겨냥해 OTT와 도서, 밀키트 등의 서비스를 유독에 넣었고 미취학·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 고객을 위해선 온라인 학습과 가사 도움 등 서비스를 포함시켰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유독에 핵심 고객층을 겨냥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연내 추가로 제휴가 예정된 사업자는 SSG. COM(쇼핑), ㈜리디(전자책), 밀리의서재(전자책·오디오북), 인터파크(여행·공연), 마이쉐프(밀키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유아), 레고코리아(유아), 호비야놀자(유아), 캠핑고래(캠핑) 등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한 지역 특산물 구독 및 반려동물 서비스 관련 구독 상품 등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연내 유독 고객이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는 100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유독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상 아이템 상품도 5000종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황정수 기자

■ 전문가 코멘트


□ 천성용 단국대 교수

마케터는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왜(why)”, “어떻게(how)” 선택하는지에 관심이 많다. 경쟁사가 아닌 우리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제품을 ‘어떻게’ 알게 되었고, ‘어떤 방식’으로 구매했는가? 이는 늘 마케팅의 주요 이슈이다.

여기서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언제(when)” 선택했느냐이다. 이는 특별히 혁신적인 제품, 혹은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되었을 경우에 더욱 중요하다.

마케팅에서는 이와 관련된 문제를 “혁신의 확산(diffusion of innovation)”이라고 부른다. 이 때 마케터는 특별히 ‘초기 시장(early market)’과 ‘주류 시장(main stream)’ 소비자들이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임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는 새로운 혁신 기술 자체에 관심이 많고, 사후 서비스에 덜 민감한 편이다. 또한 약간의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검증된 사례가 없어도 과감하게 구매하며, 남들보다 먼저 사는 것 자체에 큰 효용을 느낀다.

반대로 ‘조기다수자(early majority)’는 해당 제품을 통한 생산성 향상, 경쟁적 우위, 편리함 등에 대한 니즈가 높고, 기술 자체보다는 실제적 혜택, 사후 서비스 등에 관심이 높다. 또한, 나와 비슷한 소비자들을 통해 검증된 성과를 반드시 요구한다.

구독 서비스도 일종의 “혁신”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관점에서 LG유플러스의 유독 서비스는 특별히 ‘주류 시장’에 적합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유독은 다른 구독서비스와 달리 편리한 가입, 해지 등을 강조하고 다양한 할인이 포함된 경제적 혜택을 특별히 강조한다. 이는 모두 주류 시장 소비자들이 새로운 혁신을 받아들일 때 가장 선호하는 혜택들이다.

또한 집중 고객군으로 MZ세대 1·2인가구와 미취학·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로 설정한 것 역시 주류 시장을 순차적으로 넘어뜨리기 위해 좋은 첫번째 “볼링 핀”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는 제프리 무어가 『Crossing the Chasm』에서 캐즘(chasm)을 뛰어 넘기 위해 제안한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최근 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하여 잊고 있었던 구독서비스를 찾아주거나, 내가 좋아할만한 새로운 구독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등 다양한 구독 관련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이는 결국 구독서비스 내에서도 차별적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을 전달하는 기업만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LG유플러스 역시 편리하고 값싼 혜택의 구독서비스를 넘어 다른 구독서비스가 전달하지 못하는 차별적 가치를 반드시 제안할 필요가 있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회원 가입이 필요한 인터넷 사이트와 앱이 많아지다 보니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기억하지 못해 애를 먹기 일쑤다. 유료 서비스일 경우 ‘해지’하고 싶을 때 그 절차를 쉽게 알 수 없어 곤란한 상황도 많이 생긴다. 심지어 ‘로그아웃’을 어디서 해야 하는지 찾기 어려울 때도 적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지’나 ‘로그아웃’이 ‘가입’이나 ‘로그인’처럼 수월해야 한다. LG유플러스 ‘유독’은 ‘불편한 해지 절차’에 대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한 점이 돋보인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이유로 구독 서비스를 ‘해지’하고 싶어 할까. 동료 교수와 그의 제자가 지난해 ‘구독 서비스 유형별 해지 사유’를 연구했다. 이 연구는 우선 구독 서비스를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첫째 유형은 ‘콘텐츠 구독 서비스’로 넷플릭스 같은 OTT(Over-The-Top)가 대표적이다. 둘째 유형은 ‘생필품 유통 및 멤버십 구독 서비스’이다. 셋째 유형은 인터넷으로 클라우드에 접속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IT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이다. 넷째 유형은 다이어트 앱, 소셜 액티비티 앱 등 ‘경험 관련 구독 서비스’이다.

소비자들이 이러한 구독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는, ①소비자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화 요소, ②소비자에게 새로움을 통해 즐거움을 주는 요소, ③소비자가 이용 기간 등을 고를 수 있는 선택 요소, ④가격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요소, ⑤서비스를 통해 자기계발을 이룰 수 있는 성장 요소, ⑥복잡한 구매 과정이 해결되는 요소 등이다.

연구 결과, ‘경험 관련 구독 서비스’의 경우 개인화(①), 새로움(②), 자기성장(⑤) 등이 구독 해지 요인으로 나타났다. ‘IT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에서는 선택(③), 복잡한 결제 과정(⑥) 등이 소비자들의 해지 욕구를 키웠고, ‘콘텐츠 구독 서비스’에서는 높은 가격(④)이 해지 요인이었다.

구독 서비스 기업들은 LG유플러스 ‘유독’처럼 소비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수월하게 ‘해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자사의 구독 서비스 유형에 따라 소비자들이 구독 서비스를 해지하고 싶어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그것을 해결해야 ‘구독 경제 시대’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한 해지 절차로 고객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선택을 받겠다는 LG유플러스의 판단은 충분히 소비자의 선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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