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계열사 등이 모두 소유
마지막 세 홀 무난하게 세팅
서울서 가깝고 소수팀만 받아
'비즈니스 특화 골프장' 각광
현대차그룹이 해비치CC 서울을 사실상 ‘현대차그룹 전용 구장’으로 만든 이유는 뭘까. 골프장 관계자는 “해비치CC 서울을 ‘현대차그룹을 이끌어갈 리더들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게 정몽구 명예회장의 생각이었다”며 “실제 많은 그룹 임직원이 주말에 이곳을 찾아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간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외 사업 파트너와 이곳에서 라운딩하면서 사인한 거래액만 수천억~수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어느 것 하나 대충 운영할 수 없다. 식당 운영부터 클럽하우스 인테리어까지 모든 일을 외부에 맡기지 않고 골프장이 직접 한다. 곳곳에 심은 아름드리나무 수천 그루도 하나하나 관리한다. 하루 45개 팀(18홀 기준)만 받는다. 이 덕분에 티 타임이 9분 간격이어서 웬만하면 앞팀이나 뒤팀과 마주치지 않는다.
뛰어난 접근성은 해비치CC 서울의 최고 매력 포인트다. 경기 남양주에 있는 만큼 주말 새벽에 출발하면 서울 전역에서 40~50분 만에 갈 수 있다. 돌아오는 길도 상대적으로 덜 막힌다.
코스는 ‘비즈니스 골프’에 맞게 설계됐다. 막판에 승부가 뒤집힐 수 있도록 세팅하는 일반 골프장과 달리 해비치CC 서울은 마지막 세 홀을 쉽게 설계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동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비즈니스 라운딩’을 여유롭게 끝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골프장의 원래 주인은 군인공제회였다. 지금의 모습을 갖춘 건 2006년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뒤부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많은 돈과 정성을 들인 덕분에 ‘접근성만 좋은 골프장’에서 ‘접근성도 좋은 명문 골프장’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해비치CC 서울 관계자는 “코스 상태만 놓고 보면 다른 어느 명문 구장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며 “조경은 물론 그린 면을 수정하는 등 수시로 골프장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