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통산 3승 보유자인 김한별(26·사진)의 트레이드 마크는 ‘등과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는 피니시’다. 남자 프로답지 않은 유연함으로 보기 드문 각도를 만들어낸다. 힘도 좋다. 유연함과 힘을 겸비한 덕분에 한국 골프의 대표 장타자가 됐다. 올 시즌 그의 드라이브 거리는 평균 302.58야드로 코리안투어 4위다. ‘몰아치기’ 능력도 뛰어나다. 한번 분위기를 타면 순식간에 리더보드 상단으로 치고 올라간다.

하지만 올 들어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시즌 반환점을 돌아선 지금까지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그런 김한별이 시즌 첫 승 사냥에 나섰다. 김한별은 22일 경북 칠곡 파미힐스CC(파71·7215야드)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DGB금융그룹 오픈(총상금 5억원) 첫날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몰아치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중간합계 10언더파 61타, 2016년 같은 대회에서 서형석(25)과 윤정호가 세운 코스레코드(63타)를 새로 썼다.

시작부터 잘 풀린 건 아니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12번홀(파3)에서 보기를 했다. 하지만 곧바로 다음 홀인 13번홀(파3)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후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골라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후반 2번홀(파4)을 시작으로 6번홀(파4)까지 5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물오른 샷감을 선보였다.

김한별은 “경기 초반 보기로 시작했는데 그다음 홀에서 이글로 만회하며 분위기를 바꿨다”며 “후반 홀에선 퍼트감이 아주 좋았던 덕분에 버디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후반 5홀 연속 버디에 대해선 “오늘은 뭘 해도 되는 날”이라며 “티샷과 아이언샷이 잘 받쳐준 덕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