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영 특검, 국회에 수사보고서 제출
故이예람 추행한 가해자, 신고 들어가자 "여군 조심하라"
선임 부사관의 성폭력과 부대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가 가해자의 2차 가해에 시달려온 구체적 상황이 공개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는 최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수사 결과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해자 장모(25) 중사는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한 뒤부터 동료들에게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신고를 당했다.

선배님들도 여군 조심하라"고 말했다.

범행 이유를 묻는 동료에게는 '이 중사가 받아줘서 그런 거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사건 뒤 이 중사는 장 중사와 마주치는 걸 피하려고 관사 밖 외출도 못 했다.

이 중사에겐 "창살 없는 감옥에 있는 느낌"이었다.

반면 가해자인 장 중사는 정상 출근하며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장 중사가 피해자 추행 사실을 동료들에게 누설하며 "'가벼운 터치'가 있었다"고 말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로 인해 이 중사의 피해 사실이 부대에 유포된 것으로 파악됐다.

故이예람 추행한 가해자, 신고 들어가자 "여군 조심하라"
특검은 이 중사가 남편과의 불화 때문에 사망했다는 '부부 불화설'도 낭설에 불과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 중사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에 담긴 문자 내용, 메모 등에는 부부가 이 중사 사망 직전까지 서로를 애칭으로 부르며 결혼생활 등 향후 계획을 얘기한 상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성추행 피해 뒤 찾아간 상담센터에서 이 중사는 남편에게 여러 차례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심리 부검 결과도 부부 불화설이 허위임을 입증하는 근거가 됐다.

이 중사의 자살 관련 위험성은 성추행 사건 발생 직후 급증했고, 부대에서 겪은 2차 가해 등이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고 특검은 설명했다.

특검은 "피해자와 남편 간의 관계는 피해자의 자살 위험 요인에 해당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는 강제추행 및 공군 내 2차 피해 등으로 인한 좌절감과 무력감 등으로 자살에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검은 지난 13일 공군본부 전익수 법무실장(52·준장) 등 장교 5명, 군무원 1명, 장 중사 등 군 관계자 등 7명을 재판에 넘겼다.

그에 앞서 전 실장의 수사 무마 의혹의 핵심 증거였던 '전익수 녹취록'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김모(35) 변호사를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29일 장 중사의 성추행 혐의에 대한 최종 선고를 내린다.

/연합뉴스